무릎 아플 때 쉴까, 억지로라도 운동할까?

[스포츠의학 명의 왕준호의 무릎이야기] ①통증과 운동

무릎이 아파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 가운데 운동을 많이 해서 아픈 사람이 더 많을까요, 아니면 운동을 안해서 아픈 사람들이 더 많을까요?

환자들의 절대적 숫자만 보면 운동을 안해서 아픈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권하는 치료는 무엇일까요? 수술을 권하는 환자에 비해서 운동을 권하는 환자의 숫자가 아마 10배는 많을 거 같습니다.

그러나 환자들은 최선의 치료가 수술이나 주사요법이 아니라 운동이라는 말을 들으면 당황합니다. 대부분 그 동안 방문했던 병원에서 무릎이 안 좋으니 다리를 쓰지 말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은 운동을 해야할까요, 하지 말아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무릎이 좋은 사람이든 안 좋은 사람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수술을 받았건 받지않았건 무조건 운동을 해야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운동을 일시적으로 제한해야할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거의 모든 사람이 늘 운동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의사는 이상이 없다는데 무릎이 너무 아프다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늘 있는 갈등 상황이 있습니다. 몇 달전 무릎을 다치고 견딜 수없어서 병원에 갔는데도, 의사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 하며 내가 아파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몇 달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환자로서는 ‘실망’을 넘어서 ‘분노’라 할 정도의 감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럼 그 환자는 왜 아픈걸까요? 모든 경우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가장 흔한 예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환자 가운데에는 십자인대나 반월연골판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와서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명확한 이상이 보여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훨씬 더 많은 경우는 MRI 상에서는 손상이 아예 없거나 이미 자연적으로 치유돼 손상이 안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에는 무릎을 다친 뒤 한동안 무릎이 붓기도 하고, 아파서 절뚝거리며 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심한 손상은 아닌데 왜 수개월, 6개월 또는 1년이 지나도 아픈 것일까요? 처음 무릎 조직의 손상으로 통증이 있더라도, 큰 손상이 아니라면 길어도 한두 달 안에 통증은 줄어 들게 돼 있는데도 왜 낫지 않는 걸까요?

대부분 초기 통증 탓에 다리를 절뚝거리고 다니면서 평소 하던 운동을 안하고, 심지어는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도 안해서 관절이 심하게 굳어서 오는 환자입니다. 초기 통증의 원인이었던 손상은 이미 사라졌어도 2차적으로 생긴 근력약화 및 관절강직은 시간이 지날 수록 좋아지기는 커녕 더욱 심해지는 경우이지요.

운동이 치료인데 운동하면 너무 아파서 못한다

수술이 필요한 병이라면 물론 수술로 해결해야합니다. 때론 물리치료나 약물치료가 관절의 통증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운동이 부족해서 근력이 약하거나, 관절 강직이 와 있는 무릎 통증은 대부분의 운동을 통해서 조절될 수 있습니다.

답은 쉽죠. 그러나 실제 통증을 줄일 수 있을 만큼 운동해서 근력을 키우고 관절 강직을 회복할 정도가 되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안그래도 아픈 다리에 힘을 주고 운동하는 것은 상처 난 곳에 소독약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많은 환자들에게서 특히 수술 이후의 경우는 정기적으로 근력 검사를 시행해서 회복하는 정도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운동선수, 또는 운동을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소수의 환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6개월이 지나도, 1년이 가까이 되어도 근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나름 운동을 열심히 했다

무릎이 아프거나 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면담을 해보면 의사인 저의 말을 믿고 상당한 관심과 시간을 투자해 ‘나름 열심히 운동했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대체로 환자들에게 식사조절을 통해서 체중을 줄이고 걷기와 실내자전거타기 등을 통해서 근육량을 늘릴 것을 권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근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나름 열심히’의 ‘나름’은 충분치 못한 경우들이었던 것이지요. 몇 달 동안 약해진 근력이 회복되려면 환자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강도로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운동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아플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진통제를 사용하면서, 그리고 꾸준하게 운동을 해야만 근력이 좋아지고, 근력이 좋아져야 통증도 줄어 들 수 있습니다.

수많은 분들이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의사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도 많이 있지만 더 많은 환자들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어쩌면 강한 정신력으로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스스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쉽지 않은 거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력하면 정말 좋아질 수 있습니다. 오늘도 무릎 통증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이겨내고,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많은 분들을 위해서 마음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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