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부족하면 혈압 오른다고?

[전의혁의 비타민D 이야기] ㊱비타민D의 혈압 조절 효과

내일(5월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세계고혈압연맹이 2005년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무서운 고혈압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한 날이다.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질환도 고혈압이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지만 자신이 고혈압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 5년 사이 100만 명 이상 늘었다. 무엇보다 젊은 층에서 고혈압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2020년 11월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고혈압 팩트 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약 29%(1200만 명)에 이른다.

고혈압 자체로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고혈압을 방치하면 심장과 뇌, 말초혈관, 신장, 눈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는 치명적 질병이다. 심장비대증이나 심부전(심장기능저하증),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말초혈관질환, 뇌졸중, 신장 기능 저하, 고혈압성 망막증 등이 고혈압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병이다.

고혈압은 대부분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올바른 식사습관, 규칙적 운동,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각습관 등이 좋은 예방법이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혈압을 측정하고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중에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고혈압 환자 중에 비타민D가 부족할수록 합병증 발생이 많고 조기 사망한다는 결과 역시 발표돼 왔다.

2014년 영국 옥스퍼드대 의대와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미국 국립의료연구원 등이 《란셋(Lancet)》에 발표한 합동연구에서는 비타민D 부족이 고혈압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연구진은 유전자 분석으로 특정 요인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멘델리안 무작위 접근법’을 무려 14만 6500에게 적용,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고혈압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해 혈중 농도를 올리면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혈중 농도를 10% 증가시킬 때마다 고혈압 발생 위험률을 8%씩 감소시킬 수 있었다. 또한 고혈압 환자는 비타민D 혈중 농도가 10%씩 증가될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0.37mm Hg씩, 확장기 혈압은 0.27mm Hg씩 감소된다.

또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2010년 11월 아무리 좋은 고혈압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더라도 비타민D가 결핍(15ng/ml 이하)이면 정상(30ng/ml 이상)인 사람에 비해 약효를 67%밖에 내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고혈압학회지(Hypertension)》에 발표했다. 참고로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이다.

비타민D의 혈압 조절은 정상인에 대한 생리적 혈압 조절 작용이므로, 다른 특별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정상 수준으로까지 내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비타민D는 혈압약을 먹고 있는 고혈압 환자에게는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혈압약이 지니지 못한 치유적 메커니즘도 갖고 있다.

작용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비타민D는 혈관 내피 세포에 존재하는 비타민D 수용체를 통해 혈압이 과잉 상승하는 것을 억제한다. 고혈압 환자에게서 혈압을 높이는 레닌(renin)과 안지오텐신 II(angiotensin II)을 억제해 혈압을 조절하며, 혈관 탄력을 유지시켜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다.

고혈압 약의 약효를 높이고 합병증을 예방함은 물론, 각종 혈관 질환 발생을 예방하고 치료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비타민D를 매일 4,000IU 이상 복용해 혈중 농도를 40~60ng/mL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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