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래리 페이지처럼 결정하려면…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2013년 김포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사진=뉴스1]
1995년 스탠포드대 컴퓨터 전공 박사과정의 한 학생이 논문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고민에 빠졌다. 주제 선택이 전반적인 경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의 눈을 사로잡은 10가지 아이디어의 목록을 만들었다. 그 중 하나는 6년 전 발명된, 비교적 최신 유행의 ‘월드 와이드 웹’에 관한 것. 그는 학자들이 인용구를 차트화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이트 간의 하이퍼링크를 차트화하는 것이 가능할지 궁금해 졌다.

이 학생은 바로 래리 페이지였다. 그가 선택한 프로젝트는 결국 구글의 검색 엔진 뒤에 있는 페이지랭크 알고리즘의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현재 1조 달러가 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금 돌아보면 페이지의 결정이 당연한 듯 보이지만 당시 박사학위를 따는데 더 완벽해 보이는 다른 프로젝트에 안주하지 않은 것은 훌륭한 판단력으로 칭찬할 만 하다.

래리 페이지는 자신의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했지만,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한다. 그래서 종종 최고의 아이디어가 품은 잠재력을 보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 BBC 온라인판은 잘못된 선택을 하는 심리적 원인과 이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다뤘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저스틴 버그 교수는 이에 대한 실험을 했다. 그는 실험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발명하도록 요청했다. 참여자들은 선호도에 따라 개인적으로 순위를 매긴 초기 아이디어 목록을 작성했다. 그 뒤 개념을 발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마지막으로 독립적인 심사위원들이 최종 결과물에 대해 평가를 내렸다. 그 결과, 평균적으로 참여자가 최고로 선택한 아이디어는 별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대신, 당사자가 2위로 꼽은 아이디어가 다른 이들로부터 더 큰 관심을 받았다.

버그 교수는 일반적으로 참여자들이 가장 구체적이면서 처음에 적용하기 가장 쉬워 보이는 아이디어를 1위로 선호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구체화된 아이디어는 대개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다지 선견지명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당장 실용적이지 않은 듯 약간 추상적인 아이디어는 간과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면 잠재적인 활용방법이 보다 명확해진다. 당사자에게 버림받은 아이디어가 심사위원들에게 더 인기를 끌었던 이유다.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지 생각하며 아이디어 압축

그렇다면 판단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의 감은 종종 틀릴 수 있기에 성찰적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버그 교수는 참여자들에게 왜 그렇게 순위를 결정했는지 설명하도록 요청함으로써 아이디어 선택을 개선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는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간단한 연습이다.

멕시코 아나후악대 로겔리오 푸엔테 디아즈 교수(마케팅)도 초기 판단에 의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아이디어의 품질을 판단하기 위해 ‘예감’에 의존하는 것이 편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터무니없는 낙관론. 그는 “우리에게는 단지 긍정적인 면을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함정을 피하려면 아이디어가 실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의 조언을 합치면, 먼저 가장 좋아하는 아이디어를 두 개로 압축해 각각의 장단점 목록을 만든다. 이 때 무엇이 잘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지 생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렇게 하면 궁극적으로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과 평가에 귀기울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콜로라도 볼더 대 로라 코니쉬 교수는 대부분의 기업이 제품 개발의 비교적 후반부에 소비자 연구를 하지만 브레인스토밍 하는 초기 단계에 소비자를 개입시키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는 “20명 또는 30명에게 아이디어를 평가받을 수 있다면 그 아이디어가 좋은지 아닌지에 대한 진짜 시그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초기 개발과정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충분히 고려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측정하는 것. 좋은 아이디어를 내 손에서 놓치지 않는 방법이다.

이보현 기자 together@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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