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 대한 불만, 남성 정신건강 해친다

[사진=Arindam Ghosh/gettyimagebank]
신체이미지란 자신의 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부정적 신체이미지라고 하면 여성만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BBC 온라인판 보도에 의하면 외모에 대한 불만은 남성의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예방 단체인 CALM(Campaign Against Living Miserably)과 인스타그램의 조사에서 16~40세 남성 중 48%가 자신의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남성의 절반 가량이 나쁜 신체이미지로 인해 자존감 등 정신건강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이 조사에 참여한 2000명 중 58%는 팬데믹이 신체이미지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외모에 만족한다고 답한 것은 26%에 불과했다. 응답자 21%는 외모와 관련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팬데믹 록다운이 신체이미지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 이유는 SNS 탓이 크다. 바깥 활동이 제한된 뒤 인스타그램 라이브와 페이스북에서 남들이 ‘홈트’(홈트레이닝) 하는 모습을 보면 나만 빼고 다들 건강하고 잘 지내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이 때문에 주눅이 들고 죄책감이 생기면서 자신의 몸은 더 한심하게 여겨지고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럼에도 남성들은 신체 이미지가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 한다. 그래서 문제해결이 더 어렵다. CALM과 인스타그램은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신체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새로운 시리즈(CALM Body Talks)를 시작했다.

여기에 참여한 신체이미지 운동가 스티비 블레인은 “자라면서 내 몸이 주변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그는 10대 때는 체중때문에, 20대 후반은 탈모로 인해 고통을 겪으면서 ‘자기 혐오의 10년’을 보냈다.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은 신체 이미지를 긍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몇년 동안 여성들을 중심으로 신체 긍정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으나 그 안에 남성의 설 자리는 없었다. 그래서 남성에 대한 성차별이란 지적도 나온다.

여성이 정형화된 신체 이미지로 인해 압박을 받듯이 남성 역시 특정한 방식으로 보이고 행동해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찢어진 셔츠를 입은 근육질 남성의 이미지가 그런 사례다.

특히 사춘기 청소년에게, 남자는 어떻게 보여야 멋지다는 고정관념이 큰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CALM에 의하면 지난해 첫 록다운 기간 중 전화 및 웹사이트 방문의 40% 증가했다. 16~24세는 두 배가 증가했다.

이 단체 사이먼 거닝 대표는 젊은이들의 신체 이미지 문제를 유발하는 것으로 인스타그램을 꼽는다. 그는 “신체 이미지 문제는 여성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비슷한 압력이 남성에게도 존재하는데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성이 누구나 바비인형 같은 몸을 가질 수 없듯이 남성도 누구나 거대한 근육질 몸매가 될 수는 없다. 남성을 위해서도 소셜미디어에서의 신체 이미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한 이유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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