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이 당한다…”나도 가스라이팅 피해자였나”

[사진=TopVectors/gettyimagesbank]
최근 가스라이팅 범죄가 이슈로 떠올랐다. 한 여배우가 연인에게 가스라이팅 범죄를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은 일종의 ‘심리적 학대’다. 상대의 현실감각, 기억력, 분별력 등에 교묘한 조작을 가하는 행위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연극(1938년) 및 영화(1944년) 제목인 ‘가스등’에서 파생됐다. 등장인물인 남편은 가스등을 희미하게 켠 상태에서 아내가 보고 들은 것을 환각이나 환청으로 치부한다. 이로 인해 아내는 점점 스스로를 불신하게 되고, 남편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나간다.

이러한 일련의 가스라이팅 작업들은 교묘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피해자는 스스로 가스라이팅 범죄의 타깃이 됐다는 사실을 눈치 채기 어렵다. 미국가정폭력상담서비스에 따르면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역습, 제압, 경시, 부인, 주의 전환, 편견 등의 전략으로 피해자에게 압박감을 준다.

△ 역습 : “확실해? 지난번에도 잘못 말했잖아”라거나 “정확하게 기억하는 게 없구나”라는 식의 말로 상대방의 기억력에 문제를 제기하고, 피해자도 본인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도록 유도한다.

△ 제압 :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라며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척하는 행동이다. 더 이상 상대의 말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 경시 : 무시를 하거나 과소평가를 하는 등 상대를 하찮은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행동이다. 상대가 보편적인 감정을 표현했을 때도 예민한 사람 혹은 과잉반응을 하는 사람으로 몰아간다.

△ 부인 : 자신이 했던 말이나 행동을 부정하는 것을 말한다. 더 나아가 상대방이 말을 지어낸 것이라는 누명을 씌우기도 한다.

△ 주의 전환 : 대화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주제를 전환하거나 상대의 말에 꼬투리를 잡아 화제를 전환시키는 행동이다.

△ 편견 : 상대의 나이, 성별, 인종 등에 부정적인 편견을 의도적으로 덧씌우는 행동이다. 남성혐오나 여성혐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 등이 전부 이 같은 유형의 가스라이팅에 해당한다.

이번 여배우 사건으로 가스라이팅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상 누구나 가스라이팅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친밀한 관계에서 많이 발생하고,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는 사회적 공간에서 쉽게 일어나는 학대 현상이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 연인처럼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도 일어나고, 종교나 정치 집단은 물론, 학교나 직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만약 △간단한 결정도 내리기 어렵고 △자신이 예민한 것인지 자꾸 의구심이 생기고 △점점 비사교적인 사람으로 바뀌며 △반복적으로 상대에게 사과를 하게 되거나 △무기력하고 자신이 가치 없는 사람으로 느껴지며 △우울감, 불안감 등이 심해진다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다.

가스라이팅을 가하는 가해자는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기애성 인격장애(NPD)가 있거나 허영심이 많은 사람일 수도 있다. 자신의 잘못에는 핑계를 찾거나 관대하면서,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가하며 통제하려 든다.

가스라이팅의 피해자는 상대가 달라지기를 희망하기보다는 가해자와의 관계를 끊는 편이 좋다. 당장 관계를 끊을 수 없는 사이라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증거들을 수집하고, 전문 상담센터를 통해 법률상담 등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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