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염(X), 충수염(O)…단순 장염으로 오인하면 큰일

맹장의 끝 충수(원안)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을 충수염이라 한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맹장은 막창자로 불린다. 큰창자(대장)가 시작되는 부위에 주머니처럼 부풀어 있는 큰창자의 한 부위다. 소장 끝부분과 대장이 시작되는 부위에는 약 10cm 길이의 충수가 있는데, 이 충수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급성 충수염이라고 부른다.

충수는 길쭉한 꼬리 모양으로 오른쪽 아랫배에 자리 잡고 있다. 급성 충수염이 발병했을 때 오른쪽 하복부에 통증이 생기는 이유다.

이 막창꼬리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을 맹장염, 충수염, 충수돌기염으로 부르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충수염’이 다. 충수염은 초기에 치료를 못하고 터지게 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음식물은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 지나

매년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급성 충수염으로 수술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급성 충수염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술 과정이 비교적 간단한 편이지만, 단순 장염으로 착각해 신속한 수술이 이뤄지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충수염은 충수의 입구가 막혀 발생하게 된다. 충수 주위에 임파 조직이 과다 증식했거나, 딱딱한 변이 충수로 흘러 들어가 충수 입구를 막아버린 경우다. 충수 구멍이 막히면 그 안에서 세균이 증식하게 되고, 내부에서 분비되는 분비물들이 빠져나가지 못해 충수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이후 충수에 압력이 높아지게 되면, 이 부위에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조직 벽이 괴사하거나, 천공이 발생하게 된다.

초기는 미열과 소화불량, 시간 지나면 하복부 통증과 구토 증세

급성 충수염 초기에는 미열과 복부 팽만감, 소화불량이 나타난다. 대부분 이를 장염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오른쪽 하복부에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고 구토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때 신속한 수술을 받지 않고 병을 방치한다면 하복부 통증이 복부 전체 통증으로 확산할 수 있다. 또 충수에서 발생한 고름이 흘러나와 복막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해 수술이 복잡해질 수 있다.

급성 충수염은 사실상 예방이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 발생 시 신속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 보통 증상이 발생하고 최소 3일 안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합병증에 대한 위험이 커지게 된다. 그러므로 급성 충수염 진단을 받은 이후 24시간 이내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급성 충수염 수술은 복강경을 통해 문제가 되는 충수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은 “일반적인 복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가 완화되지만, 급성 충수염은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더 심해진다”며 “그동안 느꼈던 복통과 다르다고 생각되거나 배꼽과 오른쪽 골반 사이를 눌렀을 때 통증이 커진다면 급성 충수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초기라면 복강경 수술을 통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충수에서 발생한 염증이 복막염으로 번졌다면 수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며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일시적인 복통 등의 전초현상을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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