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각질제거 피부장벽 해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셜미디어의 피부미용 관련 ‘인플루언서’들의 조언을 따른다면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것, 즉 각질 제거는 건강한 피부를 위한 필수적 단계이다. 피부 각질을 제때 없애야 세럼, 마스크팩, 보습제 등의 효과를 증폭시켜 ‘윤기있고’ ‘빛나는’ 피부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연 맞는 이갸이일까?

미국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에서 각질제거를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이 기사에 의하면, 피부과 전문의들은 보통 각질 제거가 불필요한 단계일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과도하게 각질제거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피부과 의사 캐롤라인 로빈슨은 “피부 세포는 저절로 각질이 없어진다”고 말한다. 피부 세포는 가장 깊은 층에서 표면으로 이동하는데, 나이가 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대략 28일마다 묵은 세포는 사라진다. 각질 제거를 돕는 제품과 도구는 피부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순환을  촉진하도록 고안된 것.

피부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각질제거도 주목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100만 건 이상의 ‘#각질제거’ 게시물이 올라있고 틱톡에서 ‘#각질제거’ 영상은 2억번 넘게 조회됐다. 시장 조사 회사인 NPD 그룹의 뷰티 담당 래리사 젠슨 부사장은 “2020년에 얼굴 각질 제거 매출이 전년 대비 9% 증가했다”고 말했다. 각질제거는 클렌저, 페이스크림, 페이스세럼 등이 포함된 얼굴 스킨케어 부문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마운트시나이병원 임상연구책임자 조슈아 자이크너는 “우리는 과잉 각질제거 사회에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소비자들은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의 이미지와 동영상에서 보듯 ‘광채와 빛’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측정할 객관적인 방법은 없다”고 못박았다.

과다 각질제거는 피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애틀랜타의 피부과 의사 티파니 클레이는 지난 1년 동안 얼굴의 과다 각질 제거 환자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를 추종하는 환자들은 너무 자주 각질 제거를 하는 바람에 피부 장벽이 손상된 채로 병원을 찾는다는 것. 특히 물리적 각질제거제를 얼굴에 잘못 사용하면 피부 장벽을 파괴하기 십상이다.

제품설명에 ‘하루에 두 번 사용하라’고 쓰여있다고 반드시 지켜야할 이유는 없다. 매사추세츠주 피부과 의사인 라넬라 허쉬 박사는 “맹목적으로 각질을 제거하면 외부에서 신체에 침입하는 것에 대항하는 촘촘한 기능성 피부세포로 구성된 장벽을 망가트릴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에 관한 그릇된 신화 중 하나는 건조하거나 각질이 일어나면 각질제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허쉬 박사는 “건조한 피부는 각질제거가 아니라 보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과다 각질 제거로 인한 손상은 피부 당김, 따가움, 홍조, 민감도 증가 등 다방면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얼굴 각질제거를 처음 하는 경우 ‘1주일에 한번’ 최대한 덜 자극적인 성분으로 시작하고, 피부가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한 뒤 회수를 서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허쉬 박사는 “다시 말하지만 우리 몸에서 각질을 제거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손과 발, 팔과 다리는 규칙적인 각질 제거로 이로울 수 있지만 얼굴, 목, 가슴과 같은 신체 부위는 내버려두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완벽한 피부를 얻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조언한다: 그것은 바로 소셜 미디어의 넘쳐흐르는 정보를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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