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돼도 혈전 발생…백신 접종 딜레마 봉착

[사진=wildpixel/gettyimagesbank]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뇌 혈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의 뇌에 혈전이 발생할 확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발생할 확률보다 8배 높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는 15일 아직 상호 심사를 받지 않은 프리프린트 논문을 통해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백신 접종 후 희귀 혈전증이 발생하면서, 현재 해당 백신들의 접종이 잠정 중단되거나, 연령 제한을 두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혈전 사례들로 백신 접종이 중단된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코로나 감염, AZ 접종보다 혈전 위험 8배 높아

연구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들과 백신 접종 경험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들의 ‘뇌정맥동혈전증(CVST)’ 발생을 비교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의 데이터는 미국 전자건강기록 50만 건을 바탕으로 했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들에 대한 데이터는 유럽의약품청(EMA) 정보를 활용했다.

해당 데이터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고 2주 이내에 CVST가 발생할 가능성은 100만 명당 39명 수준이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CVST가 발생할 위험은 100만 명당 5명 수준이었다.

즉, 코로나19 감염 시 CVST가 발생할 위험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위험보다 8배 높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동 개발한 옥스퍼드대가 진행한 만큼, 혈전증을 일으킨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인 얀센 백신에 대한 데이터는 배제됐다. 하지만 앞선 미국 방역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얀센 백신 접종 후 CVST가 발생할 위험은 100만 명당 1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혈전 발생 위험보다 낮았다.

접종 지속 vs. 접종 중단 놓고 진퇴양난

이번 연구 결과는 백신 전문가들과 전 세계 방역당국을 더욱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 드물지만 백신 접종과 혈전의 연관성이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 중단 시에도 혈전증이 발생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백신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이 더 크며, 심지어 30세 미만에서도 그렇다”며 “백신의 혜택과 위험성 사이의 균형을 판단할 때 이번 연구 내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의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 백신과 CVST 발생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비교적 ‘명백’하다. 이로 인해 접종과 중단, 둘 다 선택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이르렀다.

이번 연구의 한계점도 있다. 미국과 유럽 데이터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지리적 특성으로 발생 가능한 차이 등에 대한 고려는 배제됐다. 또한, EMA가 보고한 혈전증은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CVST라는 점에서 CVST만 두고 연구를 진행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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