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높이는 뜻밖의 최고 비법은?

시험을 칠 때 답이 가물하물하고, 중요한 미팅에서 상대방의 직함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낭패를 본 적이 있는가? 수 십 년만의 동창회에서 친구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까 걱정한 적은? 이럴 때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최고의 비법은 무엇일까?

뇌 훈련법, 특정 음식 등 온갖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미국 하버드 의대가 발행하는 ‘하버드 건강 뉴스레터’ 최신호는 ‘잠’이라는 해답을 내놓았다. 보스턴보훈병원 인지행동신경과장 겸 하버드 의대 신경과 강사인 앤드류 벗슨 박사는 8가지 이유로 설명했다.

①잘 자야 덜 피곤하다. 정보를 기억하려면 집중해야 하지만 피로하면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없다. 피로는 오랫동안 깨어있거나 피로해서 생체시계가 잠을 자라고 신호를 보내는 인체활동. 이 때에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어 기억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②카페인만으로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카페인은 뇌의 화학적 수용체에 작용해서 잠깐 졸음을 떨칠 수는 있다. 아주 잠깐 더 경각하게 해주고 집중력과 기억력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이 경험했듯, 카페인은 졸음을 연기할 뿐, 더 지치게 만들어 멍한 상태로 이어진다.

③꿀잠은 새 정보를 잘 저장케 한다. 낮의 정보는 뇌의 해마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데 해마는 저장 공간이 넓지 않다. 정보량이 초과하면 새 장보를 저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흔하지는 않지만 옛 기억 위에 새 정보를 저장한다. 시냅스들은 밤잠을 잘 때 수축하면서 꼭 기억하지 않아야 할 기억들을 지우면서 ‘선택적 가지치기’를 한다. 잠은 다음날 새 기억을 저장할 준비작용을 하는 것이다.

④잠은 장기기억을 공고하게 한다. 이 작업은 잠에서 깨기 몇 시간 전인 2단계 수면에서 이뤄지는데, 충분히 자지 않고 깬다면 기억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⑤꿈을 통해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사람은 잠의 여러 단계에서 꿈꾸지만, 눈알은 움직이지만 몸은 꼼짝하지 않고 있는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 때 가장 흥미롭고 생생한 꿈을 꾼다. 이 때에는 새로 저장된 기억이 ‘뇌 정보 도서관’에 저장된 예전의 기억, 정보 등과 연결된다. 최근의 기억과 예전 정보를 잘 연결하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원소 주기율표를 완성한, 러시아의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이 꿈에서 문제를 해결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⑥잠을 잘 자면 아침에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상한 채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풀린 경험은 수많은 사람이 겪는다. 잠은 기분을 상하는 사건에 대한 감정적 요소를 제거해서 고통스러운 기억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⑦약으로 잠을 대신할 수는 없다. 멜라토닌은 정식 인정된 약은 아니지만 수면주기가 문제일 때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통증 때문에 못잘 때 이를 누그러뜨릴 수는 있다. 그러나 다른 어떤 약도 기억 저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없다. 잠이 가장 큰 보약이다.

⑧그렇다면 중요한 시험이나 50년 만의 동창회 행사에서 기억력을 최고로 발휘하게 할 방법은? 최소한 며칠 동안 낮에는 기억해야 할 것을 공부하거나 검토하고 7~9시간 잘 자는 것이다. 잠은 공부나 일에서 낭비가 아니다. 잘 자야 잘 기억한다. 잘 자고 꿈을 잘 꿔야 성공한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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