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비만 예방 (연구)

[사진=DjordjeDjurdjevic/gettyimagesbank]
스트레스는 나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이롭게 작용한다. 비만 예방에도 스트레스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두뇌 기능을 향상시켜 집중력과 업무 효율을 높인다. 이처럼 가벼운 스트레스나 독성이 거의 없는 소량의 독이 건강에 이롭게 작용하는 것을 ‘호르메시스(hormesis)’라고 한다.

최근 국내 연구에 의하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받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식욕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체내 에너지 소모를 늘리고 비만을 억제하는 호르메시스로 기능한다.

세포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죽지만, 적절한 스트레스를 받을 땐 세포 속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스트레스 극복 능력이 향상된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팀에 의하면 적당한 강도의 지속적인 운동은 식욕조절에 중요한 뇌 신경세포에 약한 스트레스를 전하고, 이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가 활성화되면 체내 에너지 소모가 증가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체중 조절에 중요한 신경세포인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에 강도가 서로 다른 스트레스를 가한 뒤 생체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강한 스트레스를 가할 때는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생쥐에게 심한 비만증이 나타났다. 반면 약한 스트레스를 가하자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유익한 화학물질인 베타-엔돌핀이 다량 생성돼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됐다. 또한, 지방조직 내 열 발생으로 에너지가 소모되면서 비만증에 거의 걸리지 않는 모습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운동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 역시 생체 기능에 유익한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생쥐에게 2주간 트레드밀 운동을 하도록 했다. 그러자 운동을 할 때 근육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터류킨-6 호르몬이 뇌로 이동해 식욕을 억제하는 POMC 신경세포에 약한 스트레스를 전달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로 인해 POMC 신경세포에서 베타-엔돌핀 생산이 촉진됐고 교감신경이 흥분되면서 지방조직의 에너지 소모가 증가했다.

김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규칙적인 운동이 뇌 신경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호르메시스 반응을 유발해 비만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최근 고지방 위주의 식사를 즐기고 하루 대부분을 앉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데, 적정 체중을 유지해 비만과 각종 대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더불어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 중견과제 연구비로 진행됐으며 김민선 교수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송민호 교수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이장한 교수팀이 공동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최근호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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