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도 서러운데…대머리를 둘러싼 ‘낙인들’

[다양한 탈모 현상에 따른 컴퓨터 합성 사진. 제공=JAMA Dermatol]
탈모를 겪는 사람들은 탈모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의 시선에도 고통받는다. 단순히 쳐다보는 것에서 괴롭힘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여러 부정적인 일을 경험한다. 어떤 사람들은 외출을 하거나 사람 만나는 것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탈모가 있는 사람들이 겪는 이러한 문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탈모를 겪는 사람들에 대해 ‘아파 보이고, 매력적이지 않다’ 는 등의 부정적 낙인이 찍혀 있다는 것.

탈모있으면 ‘아파 보인다’ 인식 강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탈모 현상에 따라 여러 합성 이미지를 제작해 2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오직 사진 속 인물의 외모를 바탕으로 질문에 답하는 식이었다.

참가자는 합성으로 만든 사람의 여러 이미지 사진과, 같은 사람의 사진을 편집해 두 개의 버전을 추가한 사진을 보고 느낀 주관적인 의견을 5점 척도로 답했다. 편집된 두 사진은 각각 대머리가 된 사진과 눈썹, 속눈썹, 얼굴 털을 포함해 모든 털을 제거한 완전(전신) 탈모 사진이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탈모 정도가 가장 심한 모습의 사진에 대해 ‘아파 보인다’(29.8%), ‘매력적이지 않다’(27.2%), ‘전염될 것 같다’(9.9%), ‘지적이지 않아 보인다’(3.9%), ‘불순해보인다’(3.9%)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매력적이지 않다’는 문항에 참가자 중 27.2%가 완전 탈모가 있는 모습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머리카락이 있는 경우의 수치는 이보다 16.5%가 낮았다.

‘아파 보인다’는 질문에는 차이가 훨씬 심했다. 완전히 대머리인 모습에 대해 거의 30%의 참가자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머리카락이 있었을 때보다 27.6% 높은 결과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성별과 인종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흑인 여성의 경우 건강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답한 참가자는 3분의 1이었던데 반해, 백인 남성에 대해서는 그 수치가 75.7%였다.

‘전염될까’ 탈모 환자 낙인, 직장 내 차별까지… 

탈모가 있는 사람들에게 찍힌 이러한 ‘낙인(stigma)’은 직장생활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참가자 중 ‘탈모가 있는 사람과 신체 접촉하는 것이 불편할 것 같다’고 답한 사람이 16.9%, ‘고용하기 꺼려질 것 같다’고 답한 사람이 6.2%였다.

연구진은 “이는 직장에서 탈모로 인해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탈모가 경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진 탈모 환자의 우려를 확인시켜 준 결과”라고 말했다.

탈모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자선단체인 알로페시아 UK(Alopecia UK)의 심리학자 케리 몽고메리 박사는 “탈모가 전염이 된다거나 어떤 병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속설은 사실이 아님에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탈모가 있는 사람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화가 날 수 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탈모를 둘러싼 낙인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몽고메리 박사는 덧붙였다.

탈모는 면역체계가 모낭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심각 정도에 따라 신체의 모든 털이 탈락되는 전신탈모부터 머리털 일부가 빠지는 원형탈모까지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현재로써는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에 소개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메디컬 저널 ‘자마 더마톨로지(JAMA Dermatology)’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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