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응답, 채용면접에서 ‘독’ 되는 이유 (연구)

상대에서 좋은 인상을 주고 싶다면 질문받은 즉시 대답하는 것이 좋다.

느리고 사려 깊은 반응은 불리할 수 있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느린 대답보다 빠른 반응을 성실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신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질문에 대한 응답속도가 신뢰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프랑스 그르노블 경영대학원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질문에 천천히 대답하면 상대가 나를 정직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빨리 대답하면 진정성이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

이 연구의 주요 저자인 이그나치오 지아노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응답 속도가 사람들이 진정성을 추론하는 주요 신호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는 ‘성격과 사회심리학’ 저널에 실렸다.

<빠르게 생각하라>

지아노 박사와 공동저자인 영국 제임스 쿡 대학의 드밍 왕은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7565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4개의 실험을 했다. 각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비디오를 통해 질문에 응답하는 사람을 관찰하거나, 오디오 녹음을 통해 응답을 듣거나, 질의응답을 기록한 내용을 읽었다.  응답 형태는 즉각적인 응답부터 10초 침묵에 이은 응답까지 다양했다.

참가자들은 각 실험에서 질문에 응답하는 사람의 진정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한결같이 대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들을 덜 성실하다고 판단했다. 응답에 걸리는 시간을 성의의 표시로 해석하는 충동이 강했다. 어떤 내용의 질문인지는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다만, 응답 시간과 진정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유일한 예외가 있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만든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등 상대가 불쾌할 수 있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답변을 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면, 응답 시간이 느려도 부정직함의 지표로 간주되지 않았다.

<느린 응답에 대한 편견>

이 연구에서 드러난 편견은 직장내 잡담, 부부싸움 등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취업면접, 재판 등과 같이 심각한 상황에서 응답 속도로 성실함을 판단하는 것은 해로울 수 있다.

가령, 회사의 채용담당자가 두 명의 후보자를 면접하는 상황에서 프로그래밍 언어지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A씨는 즉시, B씨는 몇 초 뒤 똑같은 대답을 했다. 지아노 박사는 “채용 담당자는 즉시 답한 사람을 믿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A를 고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취업 면접에서는 매번 답변이 지연될 경우 응답이 덜 성실하다고 인식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법정 증언을 둘러싸고 배심원의 무의식적인 대응때문에 억울함이 생겨날 수도 있다.

지아노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전반적으로 빠른 응답이 더 진실하게 인식되는 반면, 단 몇 초라도 지연된 응답은 거짓말로 간주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용을 높이고 싶다면 상대가 질문했을 때 왠만하면 즉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결론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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