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 자면, 주중엔 더 우울하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중에 매일 일찍 일어나다 주말 아침 늦게까지 자거나, 주중에 부족했던 잠을 몰아 잔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평소 우울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학술의료센터인 미시간 메디슨(Michigan Medicine) 연구진은 이제 막 의과대학을 졸업한 인턴 2100명을 대상으로 일 년 이상에 걸쳐 수집한 수면과 기분에 관한 데이터를 연구해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들은 근무시간이 길고 일정하지 않아 수면 시간이 매일 달라지는 직업 특성 상 불규칙한 수면 패턴과 기분과의 연관성을 연구하기에 딱 알맞은 대상이었다.

연구진은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수면과 기타 활동을 추적하고 스마트폰 앱에 기분을 직접 기록하게 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연구 기간 동안 우울증에 관한 검사를 분기마다 실시했다. 연구진은 피험자가 인턴을 시작하기 전 수집한 평균 2주치의 데이터와 연구 기간 동안 수집한 약 4개월치 분의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쉬는 날이나 주말에 늦잠을 자고, 한꺼번에 잠을 몰아서 자는 등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기록된 피험자는 표준화된 우울증 증상 설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매일 기분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우울하고 부정적인 기분이 나타나는 범위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자주 늦게까지 깨어 있거나 수면시간이 가장 적은 사람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잠 몰아자면 수면 사이클 망가뜨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규칙적인 수면이 우울증 및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그동안 과소평가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종종 주중에 못 잔 잠을 주말에 자는 것으로 메꾸려고 하지만 이는 수면 사이클을 망가뜨리고 건강에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연구 대상이 광범위한 인구집단을 대표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발전된 웨어러블 기술을 이용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적, 생리적 요인에 대해 전보다 더 정확하게 대규모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된 만큼, 유사한 기술과 방법을 이용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전문지 네이처 리서치의 저널 ‘npj 디지털 메디슨(npj Digital Medicine)’에 발표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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