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헬스앤] 나 홀로 운동이 독이 되는 경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이 길어지자 혼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집 주위를 벗어나 ‘나 홀로’ 등산을 하는 사람도 많다.  최근 산행 중 쓰러져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소방헬기까지 출동해 겨우 목숨을 구한 사람도 있지만 끝내 사망한 사람도 상당수다. 나 홀로 운동이 독이 되는 경우를 알아보자.

◆ “잇단 산행 사고, 남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등산 중 갑자기 쓰러진 사람을 구조했다는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 금정산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50대 여성을 소방헬기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전남 보성에서는 밤샘근무를 하고 퇴근하던 소방관이 도로 위에 쓰러져 있던 남성을 발견해 심폐소생술로 살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같은 사례는 운이 좋은 경우다. 주위에 사람이 있어 일찍 발견해 응급조치로 생명을 건졌기 때문이다. 인적이 드문 곳이나 이른 아침이라면 발견이 늦어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 운동 중 갑자가 쓰러진 사람은 빠른 응급조치가 뒤따라야 생명은 물론 반신불수 등 큰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

◆ 산행 중 사망사고의 50% 이상은 심장병, 고혈압 관련

등산 중 사망하는 경우는 추락, 낙석 등 안전사고 외에도 심장병관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급성 심근경색, 협심증, 고혈압 등이 대표적이다. 지리산, 설악산 등 주요 국립공원 뿐 아니라 가파른 언덕이 있는 동네 산에서도 사고가 일어난다. 특히 등산 초보자가 아닌 산행을 자주 즐기던 사람의 사고가 많아 방심이 화를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건강을 위해 무리한 등산코스를 선택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 혼자 하는 운동이 위험한 이유

심장병은 고혈압에서 출발한다. 혈압이 높아도 증상이 없다. 심장병으로 발전해야 가슴 답답함, 어지럼증, 가슴통증을 느끼면서 건강이상을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혈압을 내리는 데 주 3회, 한 번에 30분 정도의 속보 운동이 좋지만, 혈관에 갑작스런 압력이 가해지는 무거운 역기를 드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중년 이상은 운동을 ‘소심하게’ 해야 한다. 젊을 때처럼 운동의 고통을 마냥 즐기는 것은 좋지 않다.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의 숨가쁨, 가슴통증은 운동의 ‘쾌감’이 아니라 치명적인 심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사람이 드문 산에서 쓰러지면 매우 위험하다. 혼자서 휴대폰으로 119구급대에 연락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른 아침 등산로에서 사망사고가 많은 이유다. 중년 이상은 운동 전 고혈압, 심장병 유무를 판단해 적절하게 하는 게 좋다.

◆ 등산, 운동은 즐겁게.. “강요는 금물”

산악회나 운동모임에서 무턱대고 힘든 코스를 강요하는 사람이 있다. ‘극기 훈련’이라는 과거의 방식에 사로잡힌 경우다. 집단 운동모임에서는 구성원 개인의 건강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배려심도 있어야 한다. 뒤처진다고 낙오자로 인식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들이 무리하게 힘을 내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친목을 위한 등산, 운동은 즐겁게 해야 한다. 특정인의 체력 자랑 무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 건강수명의 버팀목.. “일상에서 몸을 자주 움직이세요”

세계보건기구(WHO) 등 세계 각국의 건강전문가들이 권하는 신체활동에는 운동 뿐 아니라 일상에서의 몸의 움직임이 강조되고 있다. 지하철과 아파트의 계단을 오르는 것은 훌륭한 운동이다. 동네 비탈길을 자주 오르면 근력 운동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 돈이 들지 않는 비교적 안전한 운동이다.

평생 운동 한 번 안 한 할머니들이 건강수명(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유전자의 힘도 있지만 무리를 하지 않고 일상에서 몸을 자주 움직이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두 번 하는 힘든 운동이 건강수명을 보장하진 않는다. 저녁 식사 후 TV를 볼 때도 자주 일어나 몸을 움직여 보자. 등산, 헬스클럽 운동만 진짜 운동이 아니다. 가장 안전하고 쉬운 운동은 우리의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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