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부족, 살 찌우고 성조숙증 유발?

[전의혁의 비타민D이야기] ⑳비타민D와 소아내분비계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비타민D의 유용성이 시나브로 알려지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비타민D의 효과가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아기가 태어난 다음날부터 비타민D를 먹이라고 권고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재작년 비타민D의 조산 위험 감소 기능성을 인정하고 임신부에게 복용을 권고했다. 비타민D는 요람 이전 뱃속에서부터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과학적으로 속속 입증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비타민D가 뼈와 근육, 신경계와 면역계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제 웬만한 사람들도 알고 있지만, 내분비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비만과 성조숙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어린이 청소년 비만=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일생 동안 온갖 후유증을 남긴다. 중등도 이상의 비만아는 고지혈증, 지방간,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며, 심한 심리적 장애를 겪을 수 있다.

비만 아동은 계절과는 상관없이 늘 비타민D 결핍 상태일 확률이 높다. 상대적으로 야외 활동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만 아동의 경우 비타민D가 뱃속 지방조직에 저장돼 이용되지 못하고 배설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꾸로 비타민D가 부족하면 몸속 호르몬계에 영향을 줘서 비만이 될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비타민D와 비만은 동전의 앞뒤라고 할 수도 있겠다.

2013년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연구진은 비타민D가 부족한 아이들은 정상인 또래보다 나중에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4배 이상 높다고 발표했다. 대사증후군은 뇌심장혈관질환 및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체지방 증가, 혈압 상승, 혈당 상승, 혈중 지질 이상 등이 겹쳐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비타민 D 수치가 15.5ng/mlL 미만의 가장 낮은 그룹은 21.6ng/mL 이상의 높은 그룹에 비해 복부비만은 3배, 비만도 2.6배, 중성지방 1.6배, 콜레스테롤 1.3배, 당뇨병 1.1배 등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4.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는 매일 일정시간 밖에서 햇빛을 받으며 뛰어놀며 자연적으로 비타민D를 합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위도로 인해 정상 체중의 아동도 여름철 외에는 비타민D가 부족하기 쉬우며, 학교 운동장에서 남아 뛰어놀 수도 없는 환경이다.

현실적 대안은 비타민D 보충제를 매일 복용하는 것이다. 비타민D 수치를 적어도 40~60ng/mL로 유지하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증세를 줄일 수 있다. 나이와 몸무게에 따라 매일 2,000IU~5,000IU를 복용하며 3~4개월 후에 비타민 D 수치를 측정해 보고 다시 일일 복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성조숙증=우리나라 아이들의 성조숙증이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약 6만7000명에서 2019년 약 9만5000명으로 41.3% 증가하였으니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사춘기가 빨리 오는 가족력이 있을 수도 있고, 선천적인 질병의 문제일 수도 있다. 육식 위주의 식생활, 운동 부족, 인스턴트 음식 섭취로 인한 비만, 과도한 환경호르몬 노출 등도 그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2014년 아주대 의대 소아과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생 성조숙 아동의 70%가 비타민D 결핍증이며 나머지 30%도 비타민D 부족 상태로 밝혀졌다. 반면 정상 발달 아동은 비타민D 결핍증이 43%였다.

당시 연구에서는 임상 대상자가 적어서 비타민D 결핍이 성조숙을 유발시키는 직접 원인이라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연구진은 비타민D 결핍이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과 우울증, 자폐증과 정신병 등 많은 질환의 위험 인자로 입증되는 과정을 비추어 볼 때 비타민D 결핍 상태가 성조숙증 유발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의 이론에 의하면 비타민D는 몸에서 생성되는 성장 호르몬인 IGF-1(Insulin Growth Facotor-1)의 농도를 조절하므로 비타민D가 결핍되면 성조숙증이 생길 수 있다. 몸속 성장 호르몬은 사춘기의 성장 발달을 조절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기 사춘기 및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환경호르몬이 스며 나오는 1회용 용기나 플라스틱 물품을 최대한 피하고, 정기적인 운동으로 비만 및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 외에도 비타민D 수치를 40~60ng/mL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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