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흡연보다 폐 건강에 나쁠 수도

[사진=(왼쪽부터) 엑스레이로 촬영한 건강한 사람의 폐, 흡연자의 폐, 코로나19 환자의 폐. Unbiased Science Podcast, Brittany Bankhead-Kendall twitter]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골초보다도 심각한 폐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 텍사스 테크 대학교 외과 브리트니 뱅크헤드-켄달 교수는 SNS를 통해 코로나19 환자의 흉부를 엑스레이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코로나19 환자의 폐는 어떤 흡연자의 폐보다도 상태가 나빠 보인다”고 말했다.

브리트니 교수의 사진을 공유한 미국 과학자 단체 ‘편견없는 과학 팟캐스트(Unbiased Science Podcast)’도 20일 “코로나19는 심한 흡연보다도 심각한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글을 게재했다.

브리트니 교수가 공개한 엑스레이 사진에는 건강한 사람의 폐, 흡연자의 폐, 코로나19 환자의 폐를 비교한 사진들이 담겨있다. 해당 사진에 의하면 건강한 사람, 흡연자, 코로나19 환자 순으로 폐의 손상 정도가 심각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코로나19 환자의 가슴을 엑스레이로 촬영했을 때 큰 덩어리가 보이는 고립성 폐결절이 확인되는 사례들이 있는데, 이 같은 환자의 50~80%는 폐 손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무증상 환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브리트니 교수는 “무증상 환자의 엑스레이에서는 70~80%가 흉부 이상 소견이 보인다면, 증상이 있는 환자는 모두 흉부에서 이상 증세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또한, 영국의학저널 란셋(Lancet)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60% 이상은 호흡기에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70% 이상은 폐 CT 촬영에서 비정상적인 병변이 발견됐으며, 25% 이상은 폐 기능이 감소했다.

단, 고립성 폐결절은 코로나19를 진단하는 지표만은 아니다. 이는 폐암, 울혈성 심부전, 염증성 폐질환, 바이러스 폐렴 등 다양한 의학적 컨디션에서 발생 가능하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발생한 이 같은 폐 후유증은 얼마나 지속될까? 이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연구가 있다. 유럽호흡기(European Respiratory)저널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폐에 발생한 염증과 물이 차는 등의 증상은 12주간 서서히 개선된다. 폐가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개인의 건강 컨디션과 기저질환, 코로나19 중증도에 따라 회복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생존자들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리트니 교수의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볼 때, 심각한 흡연자보다도 심한 폐 손상이 발생하는 코로나19 환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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