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미화된다? 우울증 있으면 예외

[사진=Ridofranz/gettyimagesbank]
과거는 미화돼, 아름답게 기억되는 경향이 있다. 유년 시절이나 청소년 시절이 종종 그리워지는 이유다.

그런데 현재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과거를 특별히 아름답게 기억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과학저널 ‘인지와 감정(Cognition and Emotion)’에 실린 영국 연구팀의 논문 내용이다.

지난 기억들을 떠올려보면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이나 행동 등이 있다. 이는 현재의 나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자서전적 기억’이다.

자서전적 기억은 자신의 좋은 면을 주로 떠올리는 ‘긍정 편향’을 통해, ‘자기 고양적 편견’을 갖도록 만든다. 자기 고양적 편견이란, ‘성공은 내 덕, 실패는 남 탓’으로 여기는 편견을 말한다.

쉽게 말해 스스로 잘한 점만 편집해 과거 자신에 대한 기억을 미화시키고, 현재의 나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영국 헐대학교 연구팀에 의하면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자서전적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의 긍정적인 측면 위주로 보는 긍정 편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과 부정적인 기억에 대해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우울증이 없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기억보다 긍정적인 기억을 구체적으로 기입했고, 생애담의 중심에는 자신을 두었다. 반면,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긍정적인 기억과 부정적인 기억의 구체성에 변별력이 없었고, 생애담의 중심에 다른 사람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자신에 대한 자서전적 기억이 일반적으로는 현재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수단이 되지만,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더 우울한 감정에 빠지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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