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기 될까, 독감 될까…접종 속도에 달려

[사진=JV_LJS/gettyimagesbank]
감염력이 센 코로나 변이가 등장하면서, 백신 접종이 촌각을 다투는 문제가 됐다.

백신 접종이 지체될수록, 다양한 변이체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영국 변이 코로나인 ‘B117’에 대해선 백신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예비연구 단계이긴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코로나인 ‘B1351’에 대해서는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생존을 위해 지속적인 변이를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최대한 빨리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며 “바이러스는 자기복제를 통해 변이가 일어나는데, 빠른 백신 접종을 통해 바이러스를 제압하면 자기복제가 일어나는 것을 진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 백신 접종 속도는 연초 목표치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과 북미 등에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 공급이 당초보다 지연되고 있다.

독감처럼 남으면, 매년 백신 접종 받아야

과학자들은 지금처럼 접종 속도가 늦어지면 더 많은 변이가 출현하게 될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는 백신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될 경우, 코로나 백신 접종은 올해로 종료될 상황이 아니다.

매년 독감 주사를 맞듯, 코로나19 주사를 맞아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애리조나대학교 바이러스진화생물학과 마이클 워로비 교수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변이의 출현은 코로나가 독감처럼 지속적으로 싸워야 할 질병이 될 미래를 미리 엿보게 만든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지연돼, 치명적인 변이체가 등장할 경우 상황은 더욱 갑갑해진다. 이는 어린 아이들이 소아마비 백신이나 홍역 백신처럼, 앞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처럼 남는다면, 백신 접종 불필요

하지만 현재 가장 주를 이루는 전망은 코로나19가 흔한 감기로 남을 가능성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빨리 진압할수록, 치명적인 변이체가 등장할 가능성이 줄어들며,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주기적 발병)을 일으키는 감기처럼 우리 주변을 맴돌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럴 때는 백신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 미국 에모리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릴 때 감염을 일으키는 감기 바이러스와 닮아 있다. 즉, 코로나19가 감기처럼 되면, 보통 3~5세 사이 처음 감염이 일어나고, 그 증상은 감기처럼 경미한 정도에 그치게 된다. 또한, 미리 예방 접종을 받을 필요도 없다. 일부는 탯줄이나 모유를 통해 모성 항체를 받아 태어날 때 어느 정도 면역력을 갖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안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엔데믹으로 진입할 준비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가 되면 우리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기반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킨 기존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들의 패턴을 보면, 해당 바이러스가 엔데믹에 이르기까지 5~10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즉,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감기가 아닌 독감처럼 남거나, 엔데믹으로 진입하는 시간이 지체돼 더 많은 위·중증 환자 혹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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