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다른 영장류보다 빨리 진화한 이유

[사진=00Mate00/gettyimagesbank]
인간이 다른 영장류보다 빠르게 진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아리조나대 인간진화와 사회변화 대학원 킴 힐과 롭 보이드 교수는 그 원인을 상호협력과 문화에서 찾았다. 이번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 이들은 전통 사회의 인간 행동을 분석한 연구를 논평하면서 인간 행동에 대한 통합된 진화 이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교수의 협업은 현장과 이론이 어떻게 결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힐은 지난 30년 동안 대부분 시간을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남아프리카 필리핀의 정글에서 수렵채집으로 살아가는 토착민 공동체와 함께 살면서 인간 종족의 독특한 측면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연구했다. 한편 보이드는 문화 진화 분야의 선구자로 꼽힌다. 인간 문화를 발생시키고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의 진화 심리학을 연구했다.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한 공동 논평을 통해 이들은 339개 수렵채집 사회를 분석한 진화론 연구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 내용은 ‘유사한 생태계에서 수렵 채집인들은 행동적 측면에서 비슷했을 뿐 아니라, 같은 생태계의 포유류와 조류도 인간 개체군 처럼 행동의 규칙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라는 점. ‘인간 행동생태학’으로 불리는 새로운 진화론적 관점의 타당성을 재확인한 것.

이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1980년대 시작된 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동해 사회학습 문화역사 문화진화 등도 인간 행동의 변화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한다. 또한, 172개 북미 원주민 공동체에서 발견되는 다양성의 원인을 분석한 아리조나대 휴먼오리진 연구소 사라 매튜와 찰스 페로 연구원의 논문을 인용해 ‘문화사의 영향은 수백 년 심지어 수천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관점에 지지를 표시했다.

진화에 대한 통합적 접근방식을 바탕으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보다 더 많이 협력한다. 문화와 상호협력의 역할덕분에, 인간이라는 종은 눈부신 생태학적 성공을 거두었다.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분단이 가속화하는 21세기.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상호협력과 문화가 다른 영장류와 차별화된 진화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힐과 보이드는 인간 행동의 복잡한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적응적 행동 생태학과 문화적 진화의 접근방식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문화와 유전자는 긴밀한 공진화적 관계로 연결되어 있고, 이것은 유전적 문화적 상호적응의 복잡한 패턴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인간의 행동 패턴에 대한 설명은 단순히 동물 행동 모델의 연장선에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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