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카이스트, ‘환자 맞춤형’ 치매 치료 길 열어

[사진=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논문(A logical network-based drug-screening platform for Alzheimer‘s disease representing pathological features of human brain organoids) 관련 그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공동연구팀이 알츠하이머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과 시스템생물학 융합을 통해 ‘환자 맞춤형 약물 효능평가 플랫폼(Drug-screening platfor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 치매 질환이다. 현재까지 발병 원인이 불명확하고, 근본적인 치료제도 없는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질병 중 하나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의 난제 중 하나는 실제 살아있는 환자의 뇌를 직접 실험 샘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치료제 후보군들의 약물 효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치료제 개발의 걸림돌을 극복하기 위해, 실제 환자의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축했다.

실제 치매환자에서 유래한 뇌 오가노이드 기반으로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수학 모델링을 융합해 약물효능 예측이 가능한 플랫폼을 개발한 것. 뇌 오가노이드는 환자의 역분화줄기세포(iPSC)에서 유래한 3D 인공 미니 뇌를 의미한다. 역분화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성질(다능성)을 가진 줄기세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실제 환자의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축해 실험적 한계를 극복했다.

또한, 시스템생물학 기반 수학 모델링 기법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신경세포 특이적 네트워크망을 구축했다. 시스템생물학은 IT의 수학모델링과 컴퓨터시뮬레이션, BT의 분자세포생물학 실험을 융합해 생명현상을 규명하고 설명하는 연구 패러다임이다.

연구팀은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 및 정상군 유래 뇌 오가노이드를 통해 신경세포 컴퓨터 모델의 실효성을 검증했다. 이는 시스템생물학 기반 신경세포 컴퓨터 모델을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로 검증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뇌 질환분야는 환자 맞춤형 치료(Precision medicine)의 불모지로 여겨져 왔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유전형에 따른 최적의 약물 타깃을 발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묵인희 교수는 “시스템생물학 플랫폼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유전형에 따라 최적의 약물 발굴이 이루어진다면 치매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국가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지원하는 국가치매극복기술개발 사업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2일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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