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청소년에게 위험한 이유(연구)

[사진=diego_cervo/gettyimagesbank]
“가장 멋진 노담(NO 담배), 전자 담배도 안피움”

보건복지부가 청소년을 겨냥해 만든 금연광고의 문구다. 초점은 ‘전자담배 역시 담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 이런 공익광고가 나온 것은 세련된 디자인에 상대적으로 냄새가 덜한 신형 담배의 유혹에 흔들리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어서다. 국내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은 2017년 2.2%에서 2019년 3.2%로 증가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로 인한 흡연율 증가와 약물 중독의 취약성을 경고하는 논문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새로운 연구가 추가됐다. 18세 이전에 전자담배를 시작하는 것이 성인이 된 뒤 흡연 의존도를 증가시키는 위험요소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 허버트 워트하임 공중보건과 장수과학 대학원에서 전국적인 추적연구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달 ‘소아과 저널’ 온라인판에 공개된 이 연구는 흡연이 미국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적 연구(PATH)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논문의 제1저자인 존 피어스 교수는 “이 연구는 실제로 청소년들의 흡연 의존도를 조사한 최초의 논문”이라며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를 피우는 상시흡연으로 가는 관문이 됐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명쾌하다. 전자담배를 피운 청소년은 어른이 됐을 때 일상적으로 일반담배를 피우게 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3배 높게 나타났다. 4년마다 추적연구에서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비율은 나이가 들어도 늘지 않은 반면, 일반적인 담배는 나이가 들수록 이용자가 급증했다. 청소년 시절 전자 담배로 시작해도, 성인이 되면 궐련 담배로 전환해 상시흡연을 했다.

청소년이 어떤 형태로든 일단 니코틴에 의존하게 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금연이 힘들어진다. 자칫 외형만 보고 전자담배는 건강에 덜 해롭다고 여기거나 금연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오해인 셈이다.

연구팀은 “미국내 고교 3년생의 전자담배 사용은 2016년 38%에서 2019년 45%로 증가했다”면서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 급증이 젊은 세대 흡연율을 끌어올리면서 수십년간 이어온 미국 사회의 흡연 감소추세를 역전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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