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갓난아기에게 비타민D 먹인다는데…

[전의혁의 비타민D 이야기] ⑰어린이 건강과 비타민D

소아마비는 1930년대 미국에서 국가적 재난이라고 여겼던 병이다.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소아마비 치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국립소아마비재단(NFIP)을 설립했다. 정부의 막대한 연구비 지원 덕분에 소아마비 백신 개발 및 조속한 허가, 생산, 접종이 가능하였으며 그 결과 1952년 5만 8000명이었던 환자가 1964년에는 121명으로 줄었고, 1979년 마지막 환자를 끝으로 소아마비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라이프익스텐션 재단(LifeExtention Foundation)의 설립자 윌리엄 팔룬은 소아마비를 사라지게 한 성과를 참조해서 대중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비타민D 결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W 부시 대통령에게 전 미국 국민들에게 매일 비타민D 1,000IU 복용을 권고해달라는 요청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기대한 것이다.

비록 미국에서 비타민D 보급이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마침내 신생아가 태어난 다음날부터 비타민D를 복용케 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캐나다, 호주, 영국 등에서는 비타민D의 중요성을 인지해 시민에게 비타민D를 무료로 보급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비타민D가 질병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 의학계에서는 비타민D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이염, 아토피 피부염, 어린이 비만, 성조숙증, 우울증 등을 예방하거나 완화한다는 연구결과가 계속 논문으로 발표되고 있다.

필자는 2017년 5월 서울 서초구 약사회 연수교육에서 300여 명의 약사들에게 비타민D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강의한 적이 있었다. 강의 후 서초구 의원을 맡고 있는 약사와 지역 아동들의 건강을 위한 비타민D의 보급에 대해 논의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구체적인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진 않지만 이러한 논의들이 보다 활성화되면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2014년 대한민국 가임 여성의 비타민D 수치는 평균 15ng/mL정도에 불과하다. 수치 그대로 비타민D 결핍인 것이다. 임신 기간 중 비타민D 결핍 상태(20ng/ml 이하)인 여성이 출산한 아이들은 이후 여러 가지 중대한 발달 장애가 나타나는 확률이 높다. 비타민D 결핍인 임산부의 아동일수록 폐 기능과 뇌 기능(두뇌 발달), 비만 및 골격 발달에 장애를 일으키고 있음도 밝혀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들의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대한민국 청소년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이다.

현재 대한민국 어린이, 청소년들은 과도한 공부 때문에 햇빛을 향유하며 사는 삶이 불가능한 현실이다. 햇빛을 통한 비타민D 보충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보충제라도 충분히 공급해주어야 한다.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비타민D 결핍을 보완하도록 돕기 위해 더 많은 비타민 D 강화식품과 음료의 개발 및 판매가 조속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더 나아가 국내 지자체 보건소에서 임산부에게 엽산을 무료로 보급하듯, 아이들에게 비타민D를 무료로 보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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