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 ‘동상’ 입었다면…“녹이지 말고 병원 가세요”

[사진=invizbk/gettyimagesbank]
맹렬한 추위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동상’ 위험이 크다. 하지만 영상의 기온에서도 동상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미리미리 동상 예방법과 치료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동상은 낮은 기온에 몸이 노출됐을 때 조직액이 얼면서 세포 내 얼음 결정이 생겨 발생한다. 이로 인해 세포가 직접 손상을 입거나, 혈관의 과도한 수축으로 조직으로 흐르는 혈류가 차단되면서 발생한다.

동상은 온도의 영향만 받는 게 아니다. 또한, 영상의 기온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정재윤 교수는 “낮은 온도 외에도 풍속, 습도, 보온상태 등 열 전도율 인자와 노출 시간, 고도, 노출 부위에 체온을 공급하는 혈류량 등이 동상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탈수, 동맥경화증, 당뇨병, 심부전증 등의 기저 질환과 나쁜 영양상태에서도 동상이 쉽게 발생한다”며 “초속 30m의 바람이 있는 영하 7도의 환경이 바람 없는 영하 40도보다 더 심한 동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몸 움직이면 도움…땀 발생 시엔 주의 필요

동상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보온이다. 귀마개, 장갑, 털신 등으로 동상이 걸리기 쉬운 부위를 보호하도록 한다. 손가락, 발가락, 귓불 등 신체 말단 부위는 노출이 심하고 혈류량이 적어 동상에 걸리기 쉽다. 건조한 의복도 중요하다. 습도가 높으면 열 전도율이 높아 같은 온도라도 습할 때 동상이 잘 생긴다. 땀에 젖어 축축한 양말과 장갑, 내의는 즉시 마른 것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따뜻한 국을 곁들인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서는 것도 중요한 예방이 될 수 있다. 신체 조직으로 혈액과 열량이 충분히 공급되면 같은 추위에 노출돼도 더 잘 견딜 수 있다. 동상에 걸리기 쉬운 기저질환 환자에게는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운동도 예방법의 하나다. 운동을 하면 체내 열 발생이 많아져 체온이 올라 조직으로 혈액과 열량 공급이 증가한다. 주의할 것은 땀이 나서 옷이 젖으면 열 전도율이 증가한다는 것, 그리고 장시간 운동하면 영양소 소진으로 해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추운 환경에서 계속 움직이면서 신속히 따뜻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따뜻하게 만들어야 하지만…산행 시엔 이동이 우선

이미 동상이 발생했다면, 빨리 따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상 부위를 얼음으로 문지르는 이한치한의 민간요법은 조직손상을 심화시키니, 해선 안 된다.

신체 조직을 데우는 방법은 혈관을 통해 열을 전달하는 방식과 외부에서 직접 가온하는 방식이 있다. 외부 가온 방법은 40~42℃ 온도의 물에 동상 부위를 담그는 것이다. 너무 뜨거운 물에 담그면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화롯불과 히터의 복사열 등 건조한 열은 조직내부로 열이 잘 전달되지 않고 온도가 높아 화상을 입기 쉬우니 피하도록 한다. 따뜻한 물로 가온한 부위는 건조시킨 뒤 보온을 잘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도록 한다.

등산을 할 때 동상이 걸렸다면 대피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일시적으로 녹여도 다시 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녹였다 얼리기를 반복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조직이 더욱 손상되니 차라리 녹이지 말고 그대로 병원으로 재빨리 이동하는 편이 낫다.

동상으로 발생한 물집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출혈성 물집이 생겼을 때 손을 대면 조직 손상이 심해지므로 절대로 터뜨려서는 안 된다. 동상에 도움이 되는 약제로는 염증반응 억제 효과가 있는 알로에 크림이 있고, 항생제나 진통제 사용은 병원에서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동상에 걸린 사람은 대개 탈수가 심하다. 따뜻한 차나 우유를 충분히 마셔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면 동상 부위 주변 조직으로 혈류량이 증가해 도움이 된다.

추운 곳에 있을 땐 음주와 흡연도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열이 발생하면서 본인은 따뜻하다고 느끼지만, 피부혈관이 확장되면서 체내 열을 빠르게 빼앗겨 저체온에 이르게 된다. 취하면 판단력이 흐려져 추위를 방어하는 판단능력도 떨어진다. 흡연은 혈관 수축을 일으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해 동상을 유발할 수 있고, 동상에 걸렸을 때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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