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은 연내 접종한다는데…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은 언제?

[사진=grejak/gettyimagesbank]
영국이 화이자 코로나 백신 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다수의 주요국들도 연내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본사를 둔 영국조차 미국 화이자 백신 도입을 서두른 상황에서, 국내 보건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먼저 계약한 상황을 이해키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보건 당국은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구매를 계약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도즈당 4달러로, 우리와 MOU를 체결한 또 다른 제약기업인 화이자(24달러)와 존슨앤존슨(10달러)보다 가격 면에서 이점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백신 위탁 생산을 맡겼기 때문에 국내 유통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계약 가능성이 이미 예고돼 왔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는 영하 20도에서 보관·운반해야 한다는 점과 달리, 2~8도 온도에서 보관 가능하다는 점도 이점이다.

하지만 효과 면에서는 90% 이상의 효과를 보인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과 달리, 평균 70% 효과에 그쳤다는 점에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도입을 서둘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곧 접종 시작…국내는 내년 접종 예고

문제는 유통 및 접종 시점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구매를 서두른 주요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내년까지도 해당 백신들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대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것인데, 접종 가능 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영국은 이번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승인으로, 일주일 내에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mRNA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10일 긴급사용승인 심의를 앞두고 있어 다음주말이면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영국, 미국뿐 아니라 입도선매 전략을 쓴 유럽연합과 일본, 캐나다 등도 연내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보건당국은 처음부터 백신 도입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국에서 백신 접종을 먼저 하면, 필드에서의 접종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고, 그 이후 백신을 도입해도 늦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신중론을 지지하는 전문가와 국민들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정부의 느긋한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과거 천연두 백신을 개발한 이력이 있는 영국 보건당국이 코로나 백신 도입을 서두른 것이 결코 섣부른 결정은 아닐 것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

영국 의약품·보건의료제품규제청(MHRA)은 화이자 백신을 면밀히 검토해 안전성과 효과 면에서 과학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 이번 긴급사용승인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음 주면 우선접종군을 대상으로 영국이 구매한 4000만 도스 중 80만 도스에 대한 1차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 선매입 계약에서 밀린 우리나라는 내년에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확한 확보 물량과 접종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본사를 둔 영국조차 화이자 백신을 먼저 도입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를 가장 먼저 택한 선택 기준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있다.

접종 시기 지연…사회·경제적 손실 증가 우려

가을 이후 코로나19 3차 유행이 발생하고 있어, 백신 접종이 지연될 경우 위·중증 환자가 늘고, 이로 인해 인명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인한 경기 위축 등의 손실도 크다.

백신 도입에 대한 느긋한 태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머뭇거리는 태도와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도 보건당국은 뭇매를 맞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마련하고도, 수도권 2단계+α라는 생소하고 모호한 핀셋 방역 정책을 제시하면서, 국민의 건강권을 두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더욱 용이한 환경 요건이 갖춰지고 있다. △쌀쌀하고 건조한 겨울 날씨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발생하는 집단감염 △국민들의 피로도 증가로 인한 거리두기 경각심 저하 △연말연시 송년회 등으로 인한 소규모 감염 가능성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격리병상 및 중환자 병상 부족 가능성 등 우려 되는 요소들이 많다는 점에서 백신 접종 시기가 주요국들에 비해 지연되는 상황에 속이 탄다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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