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단 후 1년이 위험하다(연구)

[사진=Daisy-Daisy/gettyimagebank]
치매 진단을 받은 노인이 1년 이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위험이 치매가 없는 노인보다 2.6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매 진단을 받은 노인에 대한 자살 방지 대책이 절실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연세대 약학대 한은아 교수 연구팀은 ‘노인의 치매 진단 후 1년 내 자살 위험’에 관한 연구 결과를 최근 해외 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매 노인은 치매가 없는 노인보다 치매 진단 후 1년 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위험이 2.57배 높았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유형의 치매 환자를 각각 치매가 없는 노인과 비교했을 때 치매 진단 후 1년 내 자살로 사망할 위험은 2.5배와 4.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치매 노인은 치매가 없는 노인보다 치매 진단 후 1년 내 자살로 사망할 위험비가 약 2배로 약간 낮았다.

그러나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한 치매 노인의 경우는 그 위험이 3.2배로 높아졌다. 정신질환의 유형에 따른 각각의 위험도를 보면 조현병이 있는 치매 노인이 8.73배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경증적 장애, 스트레스 관련 장애 및 신체형 장애가 있는 치매 노인은 3.53배였고 우울증 등 정동 장애가 있는 치매 노인은 2.84배였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노인 코호트 자료를 이용했다. 이 자료는 2002년 기준 한국 전체 60세 이상 노인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52만8655명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과 의료 이용 및 사망 등에 관한 정보가 담긴 표본이다. 연구팀은 치매 진단 후 1년 내 자살 사망을 파악하기 위해 2013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의 근거를 보면 치매와 자살의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지만 치매 진단 초기에서는 비교적 높은 인지능력을 갖고 있을 수 있어 질병을 알고 자살 계획을 더 잘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검증했다.

연구팀의 최재우 박사(연세대 보건대학원)은 “이번 연구는 치매 진단 후 1년 내 자살 사망 위험을 관찰한 결과 치매 진단을 받은 직후의 자살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치매 진단을 받은 초기에 노인들의 자살 예방을 위한 가족과 의료진, 정부의 각별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Suicide risk within 1 year of dementia diagnosis in older adults: a nationwide retrospective cohort study)는 정신의학과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Psychiatry &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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