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가짜 편지’는 스티브 잡스 ‘마지막 말’의 짝퉁

최근 온라인에 퍼진 삼성 이건희 회장이 남겼다는 ‘마지막 편지’는 가짜로 확인됐다. 이 가짜 편지는 5년 전부터 인터넷에 퍼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가 남겼다는 ‘마지막 말’의 짝퉁이라고 할 만하다.

잡스가 병상에서 남겼다는 마지막 말을 본 사람이 감동해서 SNS 등을 통해 지인들에게 많이 전파했다. 그 말이 이 회장 편지처럼 잡스가 말하지 않은 가짜라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다. 가짜라는 건 알아도 구체적으로 무엇이 가짜인지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이 회장의 가짜 편지가 그의 평소 철학이나 표현방식과 거리가 멀고 의학적으로도 비상식적인 부분이 많은 것처럼 잡스의 가짜 마지막 말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 동안 병상에서 지내다가 지난 25일 유명을 달리했다. 잡스는 2003년부터 췌장암으로 투병했다.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고 2009년 1월에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체중 감소를 겪고 병가를 낸 뒤 간을 이식받았다. 그해 6월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2011년 1월 다시 병가를 낸 뒤 투병 생활을 하다가 8월에 애플 CEO에서 물러난 지 두 달 만인 10월 5일 향년 56세로 세상을 떠났다.

잡스는 미국 오리건주 포클랜드의 리드대 철학과를 한 학기 다니고 자퇴했으며 불교에 입문했다. 채식주의자인 그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과일과 채소를 좋아했고 견과류와 물만 섭취한 적도 있다.

잡스의 마지막 말은 그가 세상을 떠나고 4년이 지난 뒤 처음 등장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대만의 한 작가가 CEO들의 유언을 익명으로 받아서 썼다는 수필집에 나온 글이 출처였다.

마지막 말에는 잡스가 많은 얘기를 한 걸로 나온다. 그러나 그가 한 진짜 마지막 말은 “오 와우(Oh Wow)”를 세 번 반복한 것이 전부였다. 여동생 모나 심슨이 직접 밝힌 것이다.

잡스의 공식 전기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은 잡스를 마흔 번 이상 인터뷰했고 그의 사생활도 잘 알고 책을 썼다, 그 책에도 마지막 말에 나오는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잡스는 신을 믿지 않는 선불교도였는데 마지막 말에 신(god)이 두 번이나 나오는 것도 가짜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지적됐다.

이밖에도 마지막 말에는 잡스가 가족을 희생시키고 성공을 위해 일생을 바친 것을 후회하는 듯한 내용이 나오지만 역시 사실과 거리가 멀다. 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죽음은 삶의 최고의 발명품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죽음을 긍정적으로 말했다.

또한 잡스는 마지막 말에 나오는 것과 달리 부를 추구하지 않고 애플에 대한 비전만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스톡옵션이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1997년 애플에 복귀한 뒤 연봉 1달러만 받고 일했다.

아래는 스티브 잡스의 ‘가짜’ 마지막 말(Steve Jobs’ last words)의 원문과 번역 내용이다.

I reached the pinnacle of success in the business world.

(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의 정점에 도달했다.)

In others’ eyes, my life is an epitome of success.

(타인의 눈에 내 인생은 성공의 상징이다.)

However, aside from work, I have little joy. In the end, wealth is only a fact of life that I am accustomed to.

(하지만 나는 일 말고는 즐거운 게 없다. 결국 부는 내가 익숙한 삶의 현실일 뿐이다.)

At this moment, lying on the sick bed and recalling my whole life, I realize that all the recognition and wealth that I took so much pride in, have paled and become meaningless in the face of impending death.

(지금 병상에 누워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나는 깨닫는다, 정말 자부심을 가졌던 사회적 인정과 부는 죽음에 직면해서는 희미해지고 의미 없어져 간다는 것을.)

In the darkness, I look at the green lights from the life supporting machines and hear the humming mechanical sounds, I can feel the breath of god of death drawing closer….

(어둠 속에서 나는 생명 연장 장치의 녹색 빛을 보고 윙윙대는 기계음을 들으며 사신의 숨결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Now I know, when we have accumulated sufficient wealth to last our lifetime, we should pursue other matters that are unrelated to wealth…

(이제 나는 알았다. 평생 유지될 충분한 부를 쌓았다면 부와 무관한 것들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Should be something that is more important:

(그 무엇이 부보다 더 중요하다면:)

Perhaps relationships, perhaps art, perhaps a dream from younger days….

(예를 들어 관계, 아니면 예술, 또는 젊었을 때의 꿈을….)

Non-stop pursuing of wealth will only turn a person into a twisted being, just like me.

(끝없이 부를 추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을 나처럼 왜곡된 존재로 만들 것이다.)

God gave us the senses to let us feel the love in everyone’s heart, not the illusions brought about by wealth.

(신은 우리에게 부가 가져다줄 환상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가슴에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선사했다.)

The wealth I have won in my life I cannot bring with me.

(내가 평생 얻은 부를 나는 가져갈 수 없다.)

What I can bring is only the memories precipitated by love.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넘치는 기억들뿐이다.)

That’s the true riches which will follow you, accompany you, giving you strength and light to go on.

(그 기억들이야말로 너를 따라다니고, 너와 함께하고, 지속될 수 있는 힘과 빛을 주는 진정한 부이다.)

Love can travel a thousand miles. Life has no limit. Go where you want to go. Reach the height you want to reach. It is all in your heart and in your hands.

(사랑은 수천 마일을 갈 수 있다. 인생에 한계는 없다. 가고 싶은 곳에 가라. 성취하고 싶은 것을 성취해라. 그 모든 것이 너의 마음과 손에 달려있다.)

What is the most expensive bed in the world? – “Sick bed” ….

(세상에서 제일 비싼 침대가 무슨 침대일까? “병들어 눕는 침대, 병상이다”….)

You can employ someone to drive the car for you, make money for you but you cannot have someone to bear the sickness for you.

(너는 네 차를 운전해줄 사람을 고용할 수 있고, 돈을 벌어줄 사람을 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 대신 아파줄 사람을 구할 수 없다.)

Material things lost can be found. But there is one thing that can never be found when it is lost ? “Life”.

(잃어버린 물질적인 것들은 다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잃어버리면 절대 되찾을 수 없는 유일한 것이 있으니 바로 ‘인생’이다.)

When a person goes into the operating room, he will realize that there is one book that he has yet to finish reading ? “Book of Healthy Life”.

(사람이 수술실에 들어갈 때 끝까지 읽지 않은 유일한 책이 있다는 걸 깨닫는데 그 책은 바로 “건강한 삶”에 대한 책이다.)

Whichever stage in life we are at right now, with time, we will face the day when the curtain comes down.

(우리가 현재 삶의 어느 단계에 있든,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삶이 끝나는 날을 맞이하게 된다.)

Treasure Love for your family, love for your spouse, love for your friends…

(가족과 배우자와 친구들에 대한 사랑을 소중히 하라,)

Treat yourself well. Cherish others.

(너 자신에게 잘 대해 줘라. 타인을 소중히 여겨라.)

김상민 기자 ksm76@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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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애매한부

    부의 가치를 폄하하는건
    애매하게 돈이 많은 놈들 뿐이다
    저정도 되는 부가 있으면 가치를 최고로 치면 쳤지 폄하는 절대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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