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 대선 2주 앞 심장마비 경고

[사진=Staras/gettyimagebank]
한국이나 미국이나 정치가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 되기는 마찬가지.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두고 미국 의료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갑작스

런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주의하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들이 이런 경고를 보내는 것은 2016년 대선 직후 이틀 동안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크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선거 이후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선거 결과에 대해서 정신적으로 대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미국심리학협회(APA)가 지난 7월 발표한 선거 관련 스트레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의 77%와 공화당 지지자의 62%가 정치 환경을 자신들 삶의 중요한 스트레스의 원천으로 꼽았다.

사회 정치적 스트레스는 심혈관계 질환 발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지진, 산업재해, 테러,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심지어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급성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촉발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남캘리포니아 카이저퍼머넌트병원에서는 2016년 대선 직후 이틀 동안 발생한 급성 심혈관계 질환 입원율이 선거 직전 이틀 동안보다 1.62배나 높았다. 당시 심장마비와 뇌졸중, 흉통, 협심증 등 급성 심혈관계 질환으로 입원한 사람은 성별 나이 인종과 관계없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4년 전과 같은 선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걸 고려할 때 이번 선거 직후에도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확진자가 800만 명이 넘고 사망자도 22만 명에 가까운 코로나 사태와 경제침체 때문에 미국인들이 가뜩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라서 더욱 우려가 크다.

특히 이번 선거는 사전 투표가 600만 명 수준이었던 4년 전보다 4배 이상 많은 3000만 명으로 예상돼 개표 지연으로 선거 당일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고 법적 소송으로 장기전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에게 선거 결과에 정신적으로 미리 준비할 것을 권고했다. 카이저퍼머넌트병원의 매튜 메퍼드 박사는 야외에서 걷기 등 육체적인 운동을 하고 요가나 명상처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뉴스 속보 알림 기능을 끄고, 소셜 미디어 활동을 줄이는 것도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된다.

비영리단체 ‘건강한 하워드’의 조린 코필드 고문은 ‘선거 관련 스트레스는 선거에 대한 정보를 얻고 참여하는 데서 오는 단점이므로 건강을 유지하려면 스스로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면 선거 스트레스 장애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언론의 끝없는 논쟁 보도가 이미 부담을 주고 있는데 소셜 미디어에서 선거 관련 논쟁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 새로운 취미 활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다.”

린 버프카 APA 사무부국장은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투표와 봉사활동, 투표 권유 등 정치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정치 상황이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 전문가들의 조언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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