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가 외로움 극복하는 법 7

[사진=스콧 캘리 페이스북]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직업 특성상 원래 고립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우주비행사가 있다.

미국 우주비행사인 스콧 켈리는 지금까지 520일이 넘는 우주 비행 시간을 보유하고 있다. 비행하는 동안에는 스크린을 통해서만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고, 특별한 장비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밖에 나갈 수 없으며, 나간다 해도 사람이 없는 광활한 우주를 맞닥뜨려야 했다.

이러한 우주인의 생활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면, 2020년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접촉하고, 추석 때 직접 내려가 만나지 못한 가족들의 얼굴은 스크린을 매개로 만난다. 매일 마스크라는 도구를 착용해야 밖에 나갈 수 있고, 밖에 나가도 이전처럼 활기찬 거리의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우리 모두 고립감과 싸우고 있는 때지만, 사실상 우주 비행사가 느끼는 고립감은 그보다 훨씬 크다. 스콧은 2016년 3월 지구로 돌아오기 전, 340일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문 적이 있다.

현재 미국 서부 콜로라도에 살고 있는 스콧은 코로나19로 주로 자신의 아파트에 머무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는 우주정거장에서의 시간들을 회상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단단한 구조물 안에 머물며,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스콧은 우주에서 보낸 경험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은퇴자협회(AARP)재단의 조사에 의하면 성인인구 3명 중 1명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를 사회 전반에 퍼진 ‘공중 보건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에 AARP가 스콧이 우주 생활을 하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들을 소개했다.

◆ 계획적인 일상 보내기= 스콧은 우주정거장에 있는 동안 엄격한 스케줄을 따랐다. 하루하루 목적의식을 갖고,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했다는 것. 불확실성은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매일 명확한 목표를 갖고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구에서 생활하는 지금도 스케줄을 지키고 있다. 단, 주말은 평일과 달리 좀 더 느슨한 시간을 보낸다. 한정된 공간에서 매일 비슷한 일을 할 때 주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주는 정신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사진=스콧 캘리(제일 오른쪽)가 우주정거장에서 동료들과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있다. 스콧 캘리 페이스북]
◆ 일기 쓰기= 스콧이 우주정거장에서 작성한 것은 일적인 내용을 담은 업무일지만이 아니다.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가 어떠한지 기록하는 일기도 적었다. 이는 자신이 자신과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으로,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켜 불편한 감정들을 배설시키고 마음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 식물 기르기= 우주에 있는 동안 지구의 녹색공간이 그리웠던 스콧은 우주 정거장에서 꽃을 기르는 일이 즐거웠다. 식물을 키우는 일은 과학실험의 일종이기도 했지만, 일상의 즐거운 순간이기도 했다는 것. 저녁 식사를 할 때 꽃을 테이블에 올려놓기도 하고, 종종 창문이 많은 곳으로 가 식물이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마치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처럼 외로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 운동하기= 우주 비행사들은 미세 중력 상태에서 뼈와 근육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보호 차원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 스콧은 일주일에 6번, 하루에 2시간 반씩 운동을 했다. 당시 운동이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 가져다주는 이점을 느꼈기 때문에, 현재도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

◆ 정신건강 전문가 도움 받기= 스콧은 우주에 있는 동안 2주에 한 번씩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스트레스를 얼마나 느끼고 있는지, 다른 동료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있는지 등을 이야기했다. 스콧은 처음에는 이러한 상담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궁극적으로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보다 균형 있는 시각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 풀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작은 공간에서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서로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스콧은 이 시기,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를 미루지 말고 제때 풀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 현실 직시하기= 스콧은 우주정거장 생활을 시작할 당시, 이 생활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었다. 우주정거장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고, 이곳이 내가 살아야할 공간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했다는 것.

스콧은 팬데믹도 이 같은 태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또 다른 팬데믹이 언제 찾아올지 우리는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팬데믹 이전을 그리워하고 현재를 부정하기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지금 여건에 맞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즐길 수 있는 일들을 찾으면 충분히 즐거운 경험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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