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죽음의 공포…“주변을 생각해 연명의료 중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18년 2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의 핵심은 말기-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을 중단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치료효과 없이 무의미하게 생명만 연장하는 것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환자 본인, 의사와 환자 가족의 합의 등에 의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한광협)이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시행 후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의 1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연명의료중단 현황 파악 및 한국형 의사-환자 공유의사결정 모델 탐색’ 연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 암사망자 10명 중 2.6명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

2018년 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1년간의 암 사망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성인 암 사망자는 총 5만 4635명이었다. 이 가운데 연명의료결정 암사망자는 1만 4438명으로 26.4%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5세 미만 암사망자 1만 6143명 중 33.9%에 해당하는 5470명이, 65세 이상인 암사망자 3만 8492명 중에서는 8968명(23.3%)이 연명의료결정 사망자였다. 65세 미만의 연명의료결정 비율이 더 높았다.

◆ 40-50대에서 자기결정 의사 가장 뚜렷

연명의료결정을 선택한 주체에 대한 분석을 실시한 결과, 연명의료결정 암 사망자들 중 분석에 적합한 1만 3485명에서 환자가 직접 연명의료 유보 및 중단에 대한 결정 의사를 밝힌 경우(자기결정)가 7078명(52.5%)이었다. 반면에 가족진술에 의한 환자 의사 추정 및 가족전원 합의로 결정된 경우는 6407명(47.5%)으로 나타났다.

자기결정 비율이 40대와 50대에서 60-68%로 나타났고, 나머지 연령에서는 최소 34%, 최대 58%의 비율을 차지했다. 40-50대 중년에서의 자기결정 의사가 가장 뚜렷했다.

◆ 환자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여전…주변을 생각하면 옳은 선택”

암환자와 비암환자로 구분해 살펴보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비율이 암환자는 48.4%로 절반정도를 차지했으나 비암환자에서는 14.1%에 불과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의사에게 요청해 연명의료중단 결정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밝힌 문서를 말한다.

비암의 경우 말기 여부의 판단이 어렵고,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면 임종기로의 진입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환자가 직접 의사를 표명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연명의료결정의 대부분은 상급종합병원(44.2%)에서 이루어졌으며 종합병원이 21.8%, 병원이 1.8%, 요양병원은 0.3%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환자가 노인인 요양병원에서의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은 아직까지 연명의료결정 제도가 윤리위원회 설치 또는 의료진과 환자 교육 등의 문제로 병의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운영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연명의료 유보 및 중단을 결정한 말기 암환자와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연명의료결정과 관련,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나 주변을 생각했을 때 옳은 선택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보호자들은 이러한 환자들의 생각과 의중을 유추하여 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명의료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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