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항생제 남용, 심각한 부작용 우려”

[사진=chaofann/gettyimagesbank]
감염병 전문가인 캘빈 쿠닌 교수가 코로나19 사태로 늘어난 항생제 사용에 우려를 표했다.

독감이 맹위를 떨치던 1957년, 20대 젊은 의사였던 캘빈 교수는 당시 벌어졌던 항생제 과용 문제가 60년 이상 흐른 현재 재현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항생제의 과도한 처방은 약물 저항성 박테리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동원되는 다양한 약물 중에는 인두염이나 중이염 등을 치료할 때 쓰는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이 포함된다.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이자 미국전염병학회 전 회장인 캘빈 교수는 지난 1일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를 통해 “아지트로마이신은 매우 가치 있는 약”이라며 “하지만 이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항생제 내성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지트로마이신은 지난 4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폐를 깨끗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약으로 소개하며 사용량이 급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항말라리아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병용했을 때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아지트로마이신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병용은 ‘코로나 칵테일’로 불리며 한 주 만에 사용량이 539% 급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식품의약국(FDA) 부작용보고시스템에는 아지트로마이신과 관련한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지됐다. 올 상반기 아지트로마이신과 관련한 사망 30건을 포함, 총 415건의 이상반응을 감지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0건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미국 일간지 ‘저널 센티널’도 2020년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연관된 심각한 부작용이 155% 증가했다는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

아지트로마이신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병용요법은 코로나19 치료 및 예방 효과가 크지 않으며, 특히 심장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사용할 경우 부정맥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오고 있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5일간 아지트로마이신을 처방 받은 34만 8000명을 살핀 연구에서는 이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9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항생제 내성균은 미국에서 매년 2800만 명의 감염증 환자를 발생시키고 3만 5000명의 사망을 이끈다. 캘빈 교수는 1950년대 항생물질인 클로람페니콜의 과용으로, 1000여 명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현재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아지트로마이신은 가치 있는 약이지만, 팬데믹 초기 뉴욕 입원 환자의 71%가 아지트로마이신을 포함한 항생제 처방을 받은 것으로 보고되는 등 과잉 사용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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