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점점 코로나19에 둔감해지나?

[사진=skynesher/GettyImagesbank]
8개월째 이어지는 팬데믹에 대중의 경계심이 느슨해지면서 방역 당국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쯤되면 느슨해지는 것이 또한 인간의 심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위험한 ‘인지상정’의 원인과 대처법에 관해 의견을 구했다.

심리학자에 따르면 인간은 목전에 닥친 구체적인 위험에는 민감하다. 쓰나미, 지진같은 경우다. 그러나 주변에 늘 존재하는 만성적인 위험에는 둔감하다. 교통사고가 그런 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경영대학원 데일 그리핀 교수는 발발 초기 쓰나미 같았던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제 교통사고처럼 만성화한 위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종일 관련 뉴스만 지켜보던 발생 초기와 달리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덜 반응한다”고 말했다.

심리 치료 가운데 ‘노출 치료법’이 있다. 예를 들어 거미에 극단적인 공포를 느끼는 사람을 치료할 때 거미가 있는 방에 머물게 하고, 가까운 거리에서 보게 하고, 결국엔 만지게 하는 식으로 공포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오리건 대학교 심리학과 폴 슬로빅 교수는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대중들 스스로 노출 치료를 한 것 같은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우려스럽다.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고 우기거나, 방역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중이 모이는 집회와 파티가 열린다. 이런 일탈에도 심리학적인 이유가 있다. 보상은 구체적이고, 처벌은 모호할 때 인간은 위험을 무릅쓴다. 집회나 파티에 가면 친구를 만날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떠들 수 있다. 갑갑한 마스크를 벗는 해방감도 느낄 수 있다. 매우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보상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코로나19에 걸릴 수도 있다는 처벌은 미래의 일이며,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라고 눙칠수 있는 확률적인 사건일 뿐이다. 반대로 방역 수칙대로 집에 머문 사람은, 즐기지 못했다는 직접적인 괴로움과, 코로나19에 걸릴지도 모를 위험을 피했다는 미지근한 안도감을 얻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당국이 방역을 저해하는 행동을 강력하게 제재, 대중이 그릇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 차원에서 느슨해지는 경계심을 다시 추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슬로빅 교수는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이 틀릴 수 있다는 걸 깨닫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의 말을 인용, “천천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증거를 세심하게 분석한 뒤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 그는 “스스로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때도 그가 상황을 이해하고 천천히 생각하는 사람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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