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결핵’ 국내 첫 발생…광주 쌍둥이 신생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광주에서 쌍둥이 신생아가 ‘선천성 결핵’ 진단을 받아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쌍둥이 산모가 고열과 의식 저하 증상을 보였으며 검사 결과 결핵성 뇌막염과 폐결핵으로 진단됐다. 이후 21일 쌍둥이 자녀도 검사 결과 결핵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엄마로부터 태내 또는 분만 중 옮겨지는 ‘선천성 결핵’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쌍둥이가 대부분 산모와 분리, 입원해 중환자실이나 인큐베이터에서 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천성결핵이 발생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350여 차례만 보고된 희귀 사례다. 산모와 쌍둥이의 건강은 현재 호전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신생아 중환자실 특성을 고려해 집중적인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산모와 쌍둥이 신생아가 거쳐간 전남대병원과 광주 기독병원의 신생아 43명, 의료진 109명이다. 앞서 의료진에 대한 전수 검사에서 결핵 환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핵균은 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 전염성이 있는 폐결핵 환자나 기관지 혹은 후두 결핵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을 할 때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한 가래 방울이 공기 중으로 나올 수 있다. 결핵균이 공중에 퍼지면 주변 사람들이 호흡할 때 공기와 함께 이 균이 폐 속으로 들어가 증식함으로써 감염된다.

하지만 결핵에 감염됐다고 모두 결핵환자는 아니다. 90%의 감염자는 잠복결핵에 해당된다. 잠복결핵이란 결핵균이 몸 안에 있지만 면역기전에 의해서 억제돼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몸 밖으로 결핵균이 전파되지 않아 전염성이 없고, 결핵 검사인 흉부 X-선 검사와 객담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타난다.

잠복결핵은 평소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언제든 결핵의 발병 가능성이 생긴다. 통계적으로 잠복결핵 감염자의 약 10% 정도가 활동성 결핵이 되는데 그 중 50%는 1~2년 안에 발병하고, 나머지는 면역력이 감소하는 순간 발병하게 된다.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잠복결핵을 발견하고 이를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잠복결핵 치료를 실시하지 않은 사람이 치료를 완료한 사람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률이 7배 높았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결핵퇴치를 위한 잠복결핵감염 진단과 치료를 통한 발병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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