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해야 하지정맥류? 환자 절반은 혈관 돌출 없어

[사진=Marina113/gettyimagesbank]
가만히 앉아있거나 서있는 자세는 건강에 가장 안 좋은 자세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상 업무는 이 같은 자세로 이뤄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은 디스크, 치질, 그리고 하지정맥류 등의 질환을 경험한다.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은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피부 가까이 있는 혈관이 커지면서 울퉁불퉁한 증상이 더욱 두드러져 보여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무조건 다리가 울룩불룩해질까? 이는 다리 혈관이 보내는 경고 신호지만, 모든 사람에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정맥류는 병명이 익숙한 질환이지만, 실제로 이 질환의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정맥학회는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16일까지 만 20~64세 일반인 9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와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등 총 1024명을 대상으로 ‘하지정맥류 질환 대국민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하지정맥류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정맥류는 대표적인 혈관질환으로, 다리 정맥의 판막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혈액순환 장애다. 다리를 지나 심장으로 올라가야 하는 혈액이 판막 기능 이상으로 역류하면서 발생한다. 원래 40~50대 여성 환자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나,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 마트나 백화점 직원처럼 서있는 시간이 긴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에게 발생하기 쉬워 남성 및 젊은 환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정맥류하면 다리 정맥이 튀어나와 고르지 않은 다리 표면을 떠올리게 되는데, ‘잠복성 하지정맥류’일 때는 이 같은 외관상의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실제 환자의 절반 이상이 혈관 돌출을 경험하지 않는다. 초기에는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고 아리거나 쥐가 자주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방치하면 혈전, 색소침착, 경화증, 궤양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 일찍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평소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 유지, 가벼운 운동, 다리 높게 두기, 냉찜질 등이 필요하다.

이번 인식조사에 의하면 하지정맥류라는 병명 정도만 인지하는 사람은 74%로 다수의 사람들이 하지정맥류의 증상, 원인, 치료법 등은 잘 알지 못했다. 또한, 증상과 관련해서는 일반인의 85%가 다리 혈관 돌출을 대표적인 하지정맥류 증상으로 알고 있었다. 환자들에게 보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을 때, 과체중이거나 고령으로 인한 혈관 노화가 일어났을 때, 운동 부족이나 흡연 등으로 근육이 약화됐을 때 등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하지정맥류의 위험률을 높이는 임신이나 가족력 등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지 못했다. 대한혈관외과학회 정혁재 교수는 “부모가 둘 다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자녀에게 하지정맥류가 나타날 확률은 90%, 한쪽 부모에게만 있으면 남자는 25%, 여자는 63%의 비율로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유전적 요인이 크다는 점을 설명했다.

하지정맥류의 합병증을 인지하는 비율은 28%에 그쳤으며, 증상이 나타날 때 병원에 간다는 응답은 일반인 5%, 환자 11%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정맥류를 미용상 정도의 문제로 생각하는 등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심각한 질환이라는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정맥학회 장재한 회장은 “하지정맥류 환자 중 절반 정도만 다리 혈관이 튀어나온다는 점에서 증상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며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심각한 질환이라는 인식 개선과 신속한 병원 내원의 중요성 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는 사람은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하지정맥류를 진단한다. 정혁재 교수는 “초음파 진단 기준은 표재정맥 중 대·소복재정맥의 역류시간이 0.5초 이상, 교통정맥이 0.35초 이상이거나 3mm 이상일 때”라고 설명했다.

진단 검사를 통해 하지정맥류로 판단되면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복합적 치료를 실시한다. 목표는 재발 방지다. 증상 개선 목적으로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어 정맥 순환을 좋게 만드는 압박치료를 실시한다. 또한, 보다 근본적인 치료로는 △문제가 되는 혈관을 초음파로 파괴한 뒤 혈관을 뽑아내는 스트립핑(정맥류 발거술) △특수약물인 경화제를 혈관에 투입해 실핏줄의 외양상 문제를 보완하는 경화요법 △열을 이용해 혈관을 찌그러뜨리는 레이저·고주파치료 △접착제를 이용해 정맥을 막는 정맥폐색법 △기계화학적인 스핀과 경화물질을 투여해 정맥을 폐색하는 클라리베인 등의 방법이 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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