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만성 스트레스, 염증 반응 촉발

[사진=JV_I010/gettyimagesbank]
최근 들어 두통이 잦다거나, 피부가 간지럽거나 뾰루지가 생긴다거나, 여성의 경우 평소보다 생리통이 심하다면 이 모든 증상은 스트레스로 인한 생물학적 반응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이 같은 증상들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실상 스트레스는 인류가 등장한 초기부터 생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임상신경과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우리 몸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인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축은 포식자의 공격처럼 위급한 상황이 임박했을 때 재빨리 에너지를 동원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즉 스트레스 반응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요인이었다.

위험이 도사리는 환경에 놓였을 때 HPA 축이 부신을 자극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시킨다. 아드레날린과 함께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산소를 주요 근육들에 보내 재빨리 도망가거나 싸울 수 있는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투쟁-도피 반응은 긴장감을 높이고 심장이 빠르게 뛰도록 만든다. 코르티솔은 항염증 작용을 통해 상처나 감염 등으로부터 회복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문제는 HPA 축이 포식자의 공격과 오늘날 현대인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당장 신체적 위협을 받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회생활 등으로부터 오는 여러 자극에도 우리 몸은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식자의 공격처럼 일시적인 스트레스가 아니라, 반 년째 이어지고 있고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는 팬데믹 국면은 만성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사회적으로 고립감을 느끼거나 재정적으로 불안정해지는 등의 문제가 지속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계속해서 분비되고, 이는 코르티솔 내성을 일으킨다. 즉, 코르티솔의 항염증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피부가 가렵거나 두통이 생기거나 생리통이 심해지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만성적인 HPA 축의 활성화로 코르티솔이 계속해서 분비돼 염증 반응이 쉽게 일어난 결과다.

코로나19 사태로 운동하는 시간이 줄고 사교생활을 하는 시간도 부족해지고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더욱 촉발한다. 결국 규칙적인 수면, 건강한 식사, 정기적인 신체활동 등을 통해 HPA 축과 면역계가 보다 건강하게 기능하도록 촉진해야 한다. 우선 매일 20분이라도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사람들과 몸은 거리를 두되, 마음은 가까이 두는 생활도 잊지 않아야 한다. 이 같은 생활습관의 개선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불필요한 생물학적 반응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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