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보단 산타가 진짜”…아이들 상상 속 인물 등급 매겨 (연구)

[사진=crissy2tay/gettyimagesbank]
“외계인은 실제로 존재할까”라는 물음은 어른들도 답변하기 어렵다. 아이들은 ‘네’ 혹은 ‘아니요’로 단순하게 답할까? 아이들 역시도 나름의 섬세한 추론을 통해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에게 특정 인물이 ‘진짜’ 존재하는 인물인지 혹은 공상 속에 존재하는 ‘가짜’ 인물인지 물었을 때, 진짜 혹은 가짜라는 양분화된 답변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추론을 거쳐 진짜에 가깝다거나 가짜에 가깝다는 식의 세부적인 등급 매기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국, 호주, 미국 공동 연구팀이 최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학술지(PLOS ONE)에 이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했다.

가령 아이들이 산타라는 인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하는 과정에는 △부모의 산타에 대한 증언 △머리맡에 놓인 선물과 같은 간접적 증거 △쇼핑몰에서 산타를 목격한 경험과 같은 직접적인 증거 △크리스마스 이브, 산타를 위한 쿠키와 우유 준비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근거들이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이 진짜와 가짜 인물을 어떻게 개념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만 2~11세 사이 호주 아동 95명을 대상으로 12개의 캐릭터에 대해 실존 가능성을 0~8점까지 점수로 표현하도록 했다.

연구팀이 제공한 캐릭터는 위글스(the wiggles)와 같은 실존하는 어린이 음악밴드부터 산타·유니콘·해리포터와 같은 공상 캐릭터, 외계인·공룡처럼 실존 여부의 판단이 보다 모호한 존재들을 포함했다.

실험 결과, 아이들은 캐릭터들을 크게 4가지 등급으로 나누는 경향을 보였다. 위글스나 공룡은 가장 실존 가능성이 높은 등급으로 분류했고, 산타·이의 요정(tooth fairy) 등은 그 다음 실제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등급, 외계인 등은 그 다음, 피터팬·스폰지밥 등은 가장 공상 캐릭터에 가까운 등급으로 평가했다.

아이들은 인물을 진짜 혹은 가짜로 단순 분류하지 않고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위계를 세운다는 것이다. 즉 산타와 피터팬을 비교하면 산타가 보다 현실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직간접적인 증거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실존 인물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아동 중 연령대가 높은 10~11세 아동뿐만 아니라 2~3세의 어린 아동들에게서도 확인된다는 점에서 어린 아이들 역시 나름의 경험과 근거들을 바탕으로 보다 섬세한 추론을 하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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