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 대장암 위험 낮추는 효과(연구)

[사진=scythers/gettyimagesbank]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혈압강하제 즉, 혈압약 두 가지 종류가 대장암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대학교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홍콩에 사는 성인 환자 20여만 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두 가지 혈압약인 ACE 억제제(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와 ARBs(안지오텐신 II 수용 차단제)의 사용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이 두 가지 혈압약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암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후 3년 동안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장암의 과거 이력이 있는 환자들은 모두 제외시켰는데 혈압약의 이러한 효과는 특히 55세 이상의 환자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대장 용종이 있던 환자에게 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의 의과대학 교수인 웨이 룽 박사는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암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후 3년 안에 대장암에 걸릴 위험은 낮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간 동안 암이 발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룽 박사는 “우리는 특히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후 혈압약이 짧은 시간 내에 매우 강력하고 보호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러한 보호 효과는 처음 3년 동안만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혈압약이 모든 대장암 위험을 줄이는 것은 아니지만 대장내시경 검사 후에 곧바로 올 수 있는 대장암을 예방하는데 특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병원의 고혈압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의학과 교수인 레이몬드 타운센드 박사는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약들이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면 공중보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타운센드 박사는 “대장암 위험이 22% 감소했다는 것은 사소한 것이 아니다”며 “이 연구에서는 혈압약을 더 오래 사용할수록 더 많은 이득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와 반대되는 효과를 보여주는 이전의 연구도 있다. 이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제가 암을 예방하는 대신에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운센드 박사는 “1976년 이후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 있어서 암에 대한 문제는 계속해서 문헌에 실리고 있다”며 “이러한 혈압약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면 그것들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어떤 이유가 있는데, 암이 자라기 위해서는 새로운 혈관을 개발해야 하며 혈압약이 이러한 새로운 혈관의 형성을 막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ACE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s/Angiotensin Receptor Blockers Are Associated With Lower Colorectal Cancer Risk)는 ‘하이퍼텐션(Hypertension)’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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