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 엄마가 스트레스 숨겨도 눈치 챈다 (연구)

[사진=AaronAmat/gettyimagesbank]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티 내지 않으려 해도, 어린 아이는 이를 이미 눈치 채고 불안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모의 행동이나 감정 변화는 자녀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부부 사이의 트러블이나 이와 같은 사건으로 표출된 감정은 아이의 인생행로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부모는 가급적 안 좋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아이들이 이를 알지 못하게 숨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은 엄마가 불편함 감정을 숨겨도 이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전달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 연구팀은 7~11세 사이 자녀를 둔 107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불안감을 억누를 때 일어나는 생리적 반응을 살폈다. 이를 위해 실험에 참여한 부모와 아이들은 교감신경계 활성화를 측정할 수 있는 심전도 센서를 부착했다. 실험 초기에는 헤드폰을 착용하고 부드러운 멜로디의 음악을 5분간 들으며 편안한 상태에서의 심전도를 측정 받았다.

그 다음 부모들은 아이들과 분리된 별도의 공간에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았다. 2명으로 구성된 평가단 앞에서 5분간 자신에 관한 스피치를 진행하고, 5분간 질의에 답했다.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평가단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거나 팔짱을 낀 채 얼굴을 찌푸리는 등 부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며 부모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

테스트가 끝난 뒤 아이들과 다시 만나기 전 연구팀은 부모 중 절반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을 아이에게 감출 것을 지시했다. 실험참가 부모의 절반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은 스트레스 받고 있는 감정을 표시하지 않도록 요청한 것.

부모와 아이는 재회한 이후 6분간 갈등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고, 6분간은 블록 쌓기와 같은 협동놀이, 마지막 6분간은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진행된 심전도 검사에 의하면 스트레스를 숨기고 있는 엄마들의 생리적 스트레스는 아이의 생리적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엄마의 심전도 반응성에 연이어 아이도 연관된 반응성을 보인 것이다. 반면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한 엄마 그룹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더불어 아빠 그룹은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특별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감정적 표현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적 요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빠 그룹은 이미 감정을 숨기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이 같은 행동이 아이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엄마 그룹이 감정을 억누르고 드러내지 않을 때는 아이가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자신의 힘든 감정을 숨기려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부분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눌러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아이의 행복한 감정을 깨트리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의하면 부자연스러운 감정 숨김은 오히려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하게 감정을 차단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좀 더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편이 아이를 보다 편하게 만드는 방법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연구내용은 ‘가족심리학저널(Journal of Family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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