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가족력 없어도…만성질환 있는 젊은 층, 심방세동 위험↑

[사진=ING alternative/gettyimagebank]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팀(김윤기 교수, 숭실대학교 통계학과 한경도 교수)이 유전이나 가족력이 없는 20대도 만성질환이 있으면 심방세동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것을 규명했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수축하는 것이 아니라 가늘게 떨리는 운동(세동)만 하는 질환이다. 심방이 제대로 뛰지 못하면 혈액 순환이 어려워지고, 심방 내에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 덩어리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심장 안에 생긴 혈전은 언제든 대동맥을 타고 뇌혈관으로 흘러갈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최종일 교수팀은 전국의 성인 남녀 9,797,409명의 기록을 약 8년간 추적한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인 당뇨, 고혈압, 비만, 허리둘레, 흡연 등은 나이에 상관없이 심방세동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나이에서는 만성질환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기존의 추측을 뒤엎는 결과다.

혈압, 허리둘레, 신장질환, 당뇨 등 여러 만성질환이 젊은 층에서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당뇨는 젊은 층에게 큰 영향 줬고, 고혈압은 전 연령대에 걸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가 있는 20대는 남성의 경우 2.46배, 여성의 경우는 2.06배 위험도가 높았으며 고혈압이 있는 20대 남성은 1.55배, 여성의 경우 2.52배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관심이 많은 질병이다. 심방세동은 발병 시 삶의 질이 다분히 저하될 수 있고 허혈성 뇌졸중과 전신 색전증, 울혈성 심부전을 비롯하여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 교수는 “심방세동은 전 연령층에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며 “심방세동의 비유전적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성별과 나이를 제외한 음주, 흡연, 비만 등은 모두 노력에 따라 조절이 가능한 요인들”이라며 “젊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음주와 흡연은 줄이고 정상 체중과 정상 혈당 등을 유지하면서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심방세동 위험 예측 계산법을 만들었다. 이 계산법에는 나이와 성별을 포함해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요인들이 총체적으로 담겼다. 0점에서 시작해 위험요인에 가점을 부과하여 최대 15점까지 표현할 수 있으며 숫자가 높아질수록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최종일 교수는 “계산법을 응용해 자신의 심방세동 위험도를 간단히 예측하고 위험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적극적인 심장검진을 통해 치명적인 심방세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 심장병학회(ESC)의 공식 학술지 유럽예방심장병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게재됐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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