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누구에게 먼저 투약할까?

[사진=MicroStockHub/gettyimagebank]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미국의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한국 보건당국도 치료제로 긴급사용을 승인할지 협의를 시작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다가 실패한 항바이러스제. 지난 1월 미국의 코로나 19 환자에게 투여해 효과를 보자,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세계 10개국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25일 그 결과가 발표됐다. 치료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사망률을 12%에서 7%로 줄였다는 결과였다.

이렇다 할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팬더믹의 한복판에서 희망적인 소식이다. 그러나 이번 임상시험의 한계도 분명하다. 미국의 의학 매체 스탯(STAT)이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스크립스 중개과학연구소(Scripps Translational Science Institute, STSI)의 에릭 토폴 소장은 “사망위험이 큰 중증 환자에 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험에서 환자의 중증도는 1(입원 불필요)~8(사망)점으로 구분했다. 시험 대상 환자는 입원이 필요하지만 산소 호흡기는 불필요한 단계인 4점부터였다. 중증도에 따른 회복 기간은 렘데시비르를 투약했을 때 4점에서 38%가 단축됐고, 5점 47%, 6점 20%였다. 문제는 7점에서 0.05%에 불과했다는 점. 7점은 기도삽관을 통한 산소공급이나, 에크모가 필요했던 중증환자다. 에크모(ECMO, 체외막형산화기)는 피를 몸 밖으로 뽑아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몸 안에 넣어주는 생명 유지 장치.

결과적으로 이번 임상 시험 결과만 보면,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들은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보았으나, 심각한 환자들은 별 소용이 없었던 셈이다.

임상 시험을 한 의료진은 “중증 환자가 임상시험에 적게 참가해 결과의 통계적 의미가 약했다”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가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큰지는 당분간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약을 누구에게 먼저 투약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번 결과만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증상이 심한 사람은 오히려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한편,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호흡기내과의 피터 바흐 박사는 “렘데시비르를 투약하지 않은 위약군 환자 중에 중증 환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임상 시험 결과가 과장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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