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근감소증, 가볍게 봐서는 곤란해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근육량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줄어든다. 30세 이후 1년에 약 0.5~1% 씩 감소하는데 노년기가 되면 근육량이 청년기의 거의 반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근육의 무게가 체중의 15~25% 정도밖에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17년에 노년의 근감소증을 공식 질병으로 인정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질병분류코드를 부여했다. 노년의 근감소증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근육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근력이 떨어져서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 아니라 낙상의 위험도 높인다. 낙상에 따른 골절은 노인층의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노인의 근감소증은 근육량, 근력(악력), 그리고 보행속도 측정을 통해 진단한다. 체성분 분석검사로 근육량을 재 65세 이상 남자는 7.0kg/m² 이하, 여자는 5.7kg/m² 이하이면 근감소증으로 판정한다. 악력은 남성이 26~27㎏, 여성은 16~18㎏ 미만이 기준이고 근력은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5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초 이상이면 약한 것이다. 보행 속도는 중증도 판단 기준으로 삼는데 4m를 걷는데 5초 이상 걸리면 중증의 근감소증이다. 종아리 둘레를 재어서 32㎝ 미만이거나 양 손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각각 맞대고 자기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둘러싸듯 감쌌을 때 딱 맞거나 헐렁하다면 근감소증의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노인에게 만성질환이 있으면 근감소증이 더 심할 수 있다. 말기신부전으로 인한 투석환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인데다 운동이 부족하고 영양 결핍이 자주 동반되어 근감소증이 잘 생길 여건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는 말초신경병증이 흔히 합병되므로 근위축이 잘 발생할 수 있고, 비타민 D의 결핍, 부갑상샘 기능항진증, 카르니틴 부족 등에 의한 근병증도 호발한다.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근력운동과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인 육류 등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운동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적절하게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좋은 것은 유산소운동이기 때문이다. 근력운동은 팔굽혀펴기, 바벨 운동이나 스쿼트 같은 운동이 좋으며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여 무리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kg당 1~1.2g이 권유된다. 이러한 고단백 섭취는 투석 환자에서는 문제가 없으나 1, 2, 3 단계의 만성콩팥병 환자는 고단백이 콩팥 기능 손실을 촉진한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근병증은 L-카르니틴 보충으로 개선할 수 있다. L-카르니틴은 근육세포에 에너지 제공에 관여하는데 만성콩팥병 환자는 카르니틴의 생산이 감소하고 음식물을 통한 섭취가 줄 뿐 아니라 혈액투석 중 제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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