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 느린 노인, 중증 발기부전 위험 2.8배 상승

[사진=Irina Cheremisinova/gettyimagesbank]
노년기에 근육량이 줄고 보행속도가 느려지면 중증 발기부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장일영 교수와 소화기내과 박형철 전임의가 65세 이상 남성 500여 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발기부전 여부를 분석한 결과다. 근감소증이 있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중증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1.89배 높았다.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한 만성질환, 영양부족, 운동량 감소 등으로 근육량과 근력, 근기능이 일정 기준보다 떨어지는 질환이다. 근감소증은 노인의 건강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성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2016년 1월부터 2년간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남성 519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중증 발기부전 여부를 조사한 후 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근감소증은 환자의 근육량과 악력, 보행속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진단했고, 중증 발기부전은 공인된 자기 기입식 설문지인 국제발기능측정설문지(IIEF)를 통해 측정했다.

그 결과, 남성 노인의 52.4%인 272명이 중증 발기부전 환자였으며, 전체의 31.6%(164명)는 근감소증이 있었다. 근감소증이 없는 남성은 43%만이 중증 발기부전이 있었던 반면, 근감소증 환자가 중증 발기부전을 같이 가진 경우는 73%로 나타나, 근감소증이 있을 때 중증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1.89배 높았다.

중증 발기부전은 없지만 근육량과 보행속도가 정상 기준보다 낮은 197명은 1년 후 중증 발기부전 발생률이 각각 2.5배, 2.8배 높았다. 보행속도는 우리 몸의 근력이 잘 기능하는지 확인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은주 교수는 “나이,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 우울증, 다약제 복용 여부 등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제외했는데도 근감소증 환자에게 중증 발기부전이 나타날 위험이 높았다”고 말했다. 또한, 장일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년층에서 근감소증, 특히 근력보다는 근육량과 보행속도가 떨어지면 중증 발기부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강한 성은 노년층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실내 자전거, 가벼운 체조, 수영 등 근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단백질 영양섭취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내과학회 영문 학술지(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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