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도 베이비붐 없을 듯 (연구)

[사진=Ridofranz/gettyimagebank]
허리케인, 블리자드(폭풍설) 등 자연재해가 휩쓸고 간 자리에 나타나는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일시적으로 신생아 출산이 급증하는 베이비붐이다.

재해가 지나는 동안 집에서 붙어 지낼 수밖에 없었던 커플이 답답한 시기를 ‘함께’ 이겨낸 결과가 임신으로 나타난 셈이다.

코로나19는 어떨까? 이동 제한과 격리, 재택근무 등으로 커플이 붙어 지내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자연재해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번 팬더믹이 끝난다고 해서 베이비붐 현상이 나타날 것 같진 않다. 이탈리아 피렌체 대학교 연구진의 설문 조사 결과다.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참가자의 82%가 코로나 팬더믹 동안 임신할 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 참가자는 적어도 1년 이상 부부 혹은 커플 관계를 지속 중인 남녀였으며, 조사는 봉쇄조치가 3주째 이어지던 시점에서 이뤄졌다.

팬더믹 이전에 임신 계획이 있던 참가자 중 1/3은 이젠 그 계획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팬더믹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거나, 전염병이 출산과 육아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해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대목은 설문 참가자 중 일부는 팬더믹을 계기로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새로운 의욕이 생겼다고 답한 점이다. 140명(12%)이 그렇게 답했는데 대부분 여성이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실제로 임신으로 시도한 이는 6명에 불과했다.

임신 계획이 없다고 답한 사람 중 2/3는 팬더믹 전과 비교해 성관계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임신을 시도 중인 사람은 60%가 같은 답변을 했다.

이번 연구(Desire for parenthood at the time of COVID-19 pandemic: an insight into the Italian situation)는 학술지 ‘산부인과 정신의학(Journal of Psychosomatic Obstetrics & Gynecology)’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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