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 코일색전술 1회로 치료 성공

[사진=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의 시술 전후 자기공명 혈관 조영술(MRA) 영상 비교 사진. 코일색전술 시술 전 보이던 3개의 뇌동맥류(화살표)가 시술 후에는 보이지 않는다.]
여러 개의 뇌동맥류를 갖고 있던 고령 환자가 코일색전술 1회로 성공적인 치료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팀은 78세의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를 대상으로 코일색전술을 시행해 한 번에 성공적인 치료를 마쳤다고 밝혔다.

코일색전술은 뇌혈관이 약해져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더 커지지 않도록 환자의 허벅지에 있는 대퇴동맥에 카테터를 삽입해 동맥류 내부에 코일을 채워 넣어 뇌동맥류로 향하는 혈류를 막는 치료법이다.

전체 뇌동맥류 환자 5명 중 1명은 뇌동맥류가 여러 개 있는 다발성 뇌동맥류로 진단된다. 뇌동맥류가 여러 개인만큼 파열돼 뇌출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뇌동맥류가 여러 개일 때 위치에 따라 여러 번 수술하거나 시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노인 환자는 건강 상태 때문에 여러 차례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서 교수팀은 연평균 280례의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번의 코일색전술로 고령 환자의 다발성 뇌동맥류를 치료했다.

잦은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황 모 씨(여, 78세)는 정밀 검사를 통해 4개의 뇌동맥류가 발견됐다. 황 씨의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입구가 넓어 코일색전술로 치료하면 삽입된 코일이 빠져나올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스텐트를 삽입해 입구를 막은 뒤 시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 교수팀은 가급적 스텐트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두 개의 미세 카테터로 시술했다. 하나의 카테터로는 코일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뇌동맥류의 입구를 지지하고, 나머지 하나로는 코일을 삽입했다.

환자가 고혈압까지 앓고 있어 혈관 변형이 심하고 탄력이 떨어져 코일을 정확하게 넣기 어려웠지만, 3차원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해 환자의 상태에 맞게 미세 카테터의 길이와 방향을 변형시켜 성공적으로 코일을 삽입했다.

서 교수팀은 황 씨의 뇌동맥류 4개 중 3개를 치료했다. 나머지 한 개는 크기가 작고 파열 위험이 낮아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황 씨는 부작용 없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해 다음 날 퇴원했다.

서대철 교수는 “고령 환자는 혈관벽이 약하고 신체적으로 쇠약한 경우가 많아 여러 번 시술하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이번 사례는 고령 환자의 다발성 뇌동맥류를 한 번의 코일색전술로 빠르게 치료해 뇌출혈로 이어지는 위험을 줄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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