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개학 2주 만에 휴교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3월 중순까지 신규 확진자를 하루 20명 이내로 관리하며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3월 하순 지역 사회 감염이 늘며 30~70명대를 기록하더니 급기야 이날 세 자리수로 치솟아, 누적 확진자는 1,309명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3일 싱가포르는 심상치 않은 증가세가 2차 유행으로 이어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조치를 더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당국이 발표한 강화된 방역 조치 중 하나가 오는 8일부터 휴교하는 것. 지난달 23일 개학한 학교와 대학을 2주 남짓 만에 다시 닫는 셈이다.
지난달 26일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각급 학교 개학과 관련, “최근 개학을 한 싱가포르 같은 사례를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싱가포르의 조치에 따라 한국의 보건 당국은 ‘등교 개학’ 여부에 더욱 신중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의 듀크 NUS 의대 감염 질병 프로그램 부책임자인 우이 응 옹 교수는 “3월 중순 1주일의 방학 동안 많은 싱가포르인이 아이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감염돼도 증상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아이들이 귀국하면서 지역 사회 전파를 가속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그밖에 보건, 운송, 식품, 금융 등 필수 사업장을 제외한 직장을 닫으며, 식당에서도 배달 및 테이크아웃만 허용하고 매장 내 식사는 금지하는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오는 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시행한다.
한편 5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120명 중 84명은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 두 곳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이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이미 지난달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상황이기에 이번 집단 감염은 외부에서 전파된 것이 아닌, 지역 사회 감염에 속한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도 이번 집단 감염과 관련, “외국인 노동자가 코로나 19의 위험 요인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