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콩팥병 환자, 음주해도 될까?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상에 태어나서 아무리 맥주를 많이 마셔도 단 한 번도 취해본 적이 없다는 영국의 42세 남성’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 남성에게서 콩팥이 5개가 발견되었는데 절대로 취하지 않는 비결이 콩팥이 많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해서 크게 화제가 된 것이다. 기사에 나온 설명에 의하면 취하지 않는 이유가 콩팥이 많아서 알코올을 잘 분해해 배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콩팥이 많으면 술을 취하지 않을까? 알코올 분해와 배출에 있어서 콩팥의 역할을 알아보고 콩팥병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사실 알코올의 분해와 배설 과정에 콩팥의 역할은 크지 않다. 일반인의 알코올 대사과정은 다음과 같다. 섭취한 알코올은 위(10%)와 소장(90%)에서 흡수되어 간으로 간다. 간에서는 2단계의 대사과정을 거친다.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가 만들어지는 단계와 알데히드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부터 아세트산이 만들어지는 단계로 나뉜다. 이후 아세트산은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되는데 이때 만들어진 물은 콩팥을 통해서, 그리고 이산화탄소는 호흡기를 통해 배설된다. 분해되지 않은 나머지 알코올은 혈중에 남아 있다가 소변이나 땀으로 배출됨으로써 몸에서 완전히 제거(?)된다. 결국 섭취한 알코올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되고 일부만 콩팥으로 배설되는 것이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알코올은 섭취 알코올의 2% 정도에 불과하고 과음을 한 경우에도 최대 10%를 넘지 않는다. 알코올의 분해와 배설 과정에 콩팥의 역할이 크지는 않다는 말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위 기사의 취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명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당뇨콩팥병 환자인데 술을 마셔도 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환자분은 당뇨병과 콩팥병을 같이 가지고 있으므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당뇨병 환자는 술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첫째, 술은 영양소는 없고 열량만 높은 식품(?)으로 1g 당 7칼로리의 열량을 가지고 있어서 체중 감량이 필요한 경우 술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심한 저혈당에 빠지게 한다. 간에서 술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간이 당을 제대로 생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속이 빈 상태에서 술을 마실 때 문제가 되는데 당뇨약에 의한 저혈당이 심하고 오래갈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더라도 공복 시에는 음주를 하지 않아야 한다. 음주 전 평소 식사량의 반 정도는 미리 (몰래?) 먹어 두는 것이 한 방법이다. 그리고 당질이 많은 와인류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토닉워터나 미네랄워터에 희석해서 먹는 것이 좋다.

콩팥병 환자도 술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콩팥이 알코올의 분해와 배설 과정에 콩팥의 역할은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알코올 배설에 일부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주는 탈수를 유발하고 고요산증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들 모두 콩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결국 당뇨 콩팥병 환자에서 과도한 음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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