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콩팥이 나빠졌다면…원인은?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기적으로 외래에서 2개월마다 경과를 관찰하고 치료를 받는 만성콩팥병 중년 환자가 의원에 왔다. 콩팥기능 검사 결과를 보니 혈청 크레아티닌 치가 3.2 mg/dL이었다. 사구체여과율을 계산해 보니 21.5 mL/분/1.73㎡로 만성콩팥병 제4기에 해당하였다. 환자의 지난번 콩팥 기능은 혈청 크레아티닌 치로 1.5 mg/dL였고 사구체여과율은 51.5 mL/분/1.73㎡이었으니 콩팥기능이 갑자기 확 떨어진 것이다. 환자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하여야 할까?

만성콩팥병 환자는 대개 환자의 상태나 원인질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개 1~3개월에 한 번쯤 경과 관찰을 받는다. 외래에 와서 혈압도 체크하고 콩팥기능 검사도 한다. 이때 가장 역점을 두어 보는 검사 결과 중 하나는 혈청 크레아티닌 치다. 이 환자 분은 혈청 크레아티닌 치가 갑자기 2배 이상으로 올라갔다. 이 경우는 만성콩팥병에 급성신손상이 겹친 경우에 해당되며 영어로는 ‘acute on chronic kidney disease’라고 한다. 갑자기 나빠진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환자가 가지고 있던 기저질환은 이렇게 갑자기 악화되지는 않는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기존 신염에 ‘급속진행성 사구체신염’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신염이 합병되면 콩팥기능이 합병되면 갑작스럽게 악화될 수 있기는 하다.

갑자기 콩팥기능이 악화되는 원인 중 가장 흔한 중 하나는 콩팥에 독성을 가진 약제나 조영제 등에 노출되었을 때다. 콩팥에 독성을 가진 대표적인 약제로는 일부 항생제와 항암제가 주로 지목되나 필자가 보기에는 진통제가 가장 흔하다. 필자는 외래 환자 진료 시 콩팥기능이 지난번보다 나빠진 환자에게는 꼭 진통제 복용 여부를 확인한다.

또 다른 원인은 심한 설사나 구토 등으로 탈수가 오는 경우이다. 특히 탈수가 심하고 오래가는 경우에는 콩팥에 허혈성 손상이 오는데 회복도 그만큼 더디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탈수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액을 공급하면 바로 콩팥 기능이 회복된다. 그리고 콩팥에서 소변이 잘 만들어지더라도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콩팥에 고이고 압력이 높아지면 콩팥이 손상된다. 요관이 막히거나 방광이 제대로 수축을 하지 못하는 요로 폐색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막힌 원인을 해결하여야 한다. 그 외에 혈압이 갑자기, 또는 심하게 올라가는 가속성, 또는 악성 고혈압이나 요로감염증도 콩팥기능의 갑작스러운 악화의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만성콩팥병은 치료를 해도 콩팥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지는 못하고 서서히 진행되어 종국에는 말기신부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성콩팥병이 있다가 위에 열거한 원인들이 겹쳐서 갑자기 콩팥기능이 악화된 경우에는 악화의 원인을 찾아 신속히 제거하거나 교정하면 악화되기 전 단계까지는 바로 회복이 되므로 정성스럽게 원인을 찾는 노력과 함께 치료에 집중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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