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이부프로펜 사용 경고…기전 규명 필요

– 란셋 논문에 근거…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아

– 고열은 건강에 위협적…파라세타몰 등 대체 치료 필요

[사진=프랑스 보건부 올리비에 베랑 장관이 14일 올린 코로나19와 이부프로펜에 관한 트위터 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환자에게 소염제인 이부프로펜을 치료해선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부프로펜이 코로나19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프랑스 보건부 올리비에 베랑 장관의 트위터 글 이후 17일(현지시간) 이 같이 발표했다.

신경과 전문의 출신인 올리비에 장관은 앞서 14일 트위터를 통해 “이부프로펜, 코르티손과 같은 항염증제는 코로나19의 감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열이 있을 땐 파라세타몰을 복용하고 이미 소염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의사와 상담하라”고 말했다.

이부프로펜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대표 성분으로 해열제, 진통제, 소염제 등으로 쓰인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해열·진통·소염제 중에는 부루펜, 애드빌, 이부펜, 나르펜 등에 이 성분이 들어있다.

소염 작용 없이 열만 떨어뜨릴 수 있는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으로는 타이레놀, 챔프시럽 등이 있다. WHO의 크리스찬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올리비에 장관과 마찬가지로 해열제가 필요할 땐 이 같은 파라세타몰을 계열의 약을 복용하라고 추천했다.

올리비에 장관의 트위터 내용은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지난달 27일 발표된 논문을 근거 삼았을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논문은 코로나19 감염증에 항바이러스제와 소염제를 병행 치료했을 때 이부프로펜과 같은 소염제가 코로나19 감염을 촉진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사진=The Lancet에 게재된 논문 ‘COVID-19: combining antiviral and anti-inflammatory treatments’]
하지만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가 어떠한 기전으로 코로나19 환자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미국 오번대학교 보건학과 로버트 A. 노튼 교수, 감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헤즐타인 박사 등은 미국 주간지 ‘피플’을 통해 이부프로펜이 감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다. WHO도 그 상관관계를 뚜렷히 밝힌 연구가 아직 없는 만큼 전문가들이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단 열이 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다. 노튼 교수는 “고열은 삶을 위협할 수 있다”며 “열이 많이 나는 사람은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HO도 코로나19가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시급한 문제인 만큼 우선은 이부프로펜 대신 파라세타몰을 권장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부프로펜은 감기 증세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영국의학저널에 실린 사우스햄프턴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타이레놀만 사용했을 때보다 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을 병용해 사용했을 때 증상 재발과 후유증 발병 등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부프로펜이 면역 반응을 억제해 증상이 더욱 오래 지속되도록 만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맵=이동훈님 제공]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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