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와 피해자, 뇌 활성 패턴 다르다 (연구)

[사진=JV_I010/gettyimagesbank]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얼굴 감정표현을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뇌 패턴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청소년기를 거치는 동안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학교폭력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 때로는 두 가지 모두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학교폭력에서 벗어난 뒤에도 우울감, 불안감 등 정신적인 고통이 남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고통을 줄이려면 또래 폭력 사건들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의 일환으로 최근 국제학술지 ‘사회인지 및 감정 신경과학(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저널’에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뇌를 관찰한 연구 논문이 실렸다.

이 연구를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화를 내거나 두려움을 표하는 얼굴 표정에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다른 뇌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12~15세 청소년 49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학교폭력에 가담했거나 반대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단 이번 연구는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소외 등 따돌림 형태의 폭력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점심을 먹을 때 소외시킨다거나 가십의 대상으로 만드는 등의 형태다.

연구팀은 실험참가학생들에게 두려움, 분노, 행복감 등을 나타내는 얼굴 표정이 담긴 사진들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사진을 보는 동안 fMRI(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를 이용해 뇌를 스캔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뇌의 편도체 영역 활성 패턴에 특이점을 발견했다. 편도체는 위협을 감지하는 능력과 연관이 있는 뇌 부위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화가 난 얼굴을 볼 때 편도체 활성도가 평균 이상을 보였고, 두려운 표정에 대한 활성도는 낮았다.

반면 피해자들은 화가 난 얼굴에 큰 활성도를 보이거나 두려운 표정에 높은 편도체 민감도를 보이거나 두 가지 활성도가 모두 높은 특징을 보였다.

학교폭력에 어떤 형태로 노출됐느냐에 따라 뇌의 신경 활동 패턴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뇌의 패턴이 학창시절 어떤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화난 얼굴에 강한 편도체 반응을 보이는 청소년은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상대방을 적대적으로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또, 두려운 표정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공감능력이 낮을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모두를 가진 학생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입장에 서기 쉽다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는 샘플 규모가 작아 보다 큰 규모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얼굴 표정과 같은 사회적 정보와 뇌 패턴의 연관성이 향후 학교폭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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