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의사는 비의료 봉사하라”…의협-한의협 충돌

[사진=PhonlamaiPhoto/gettyimagesbank]
의협, “한방 치료는 바이러스 존재 모르던 시절 쓰인 치료법”

한의학회, “한의사도 감염병 역학·관리 국가시험 본다”

코로나19 관련 의료 행위를 두고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가 서로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코로나19에 대한 비윤리적 한방치료에 대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5일 강력한 비판에 나섰다. 한의사는 의료가 아닌 ‘비의료’ 자원봉사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은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지난 1월 29일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WHO가 사스에 대해 한방 치료 병행을 권고했다는 거짓말을 했다”며 “WHO는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에 대해 그 어떤 한방 치료도 권장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중국 정부와 중의사들이 한방 치료 병행을 제안했다는 것.

이어 “한의협은 한방 치료가 사스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지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음에도 그 사실을 숨긴 채, 지역적 사망률 차이의 원인을 한방치료 때문인 것으로 오인하도록 교묘하게 발표했다”며 “실상은 감염된 환자들이 주로 건강한 젊은 사람들인지, 기저질환이 있는 입원환자인지 등의 특성이 달라서 나타난 차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코로나19와 관련, 한의협이 제시하는 한방 치료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방 치료법은 바이러스 존재를 모르던 시절인 수백 년 전의 중의학 고서에 쓰인 방법이라는 이유다. 코로나19의 전염원으로 추정되는 박쥐와 천산갑이 한약재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항바이러스제 역시 없다. 하지만 의협은 “그것이 현대의학이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며 “적절한 약물을 이용한 대증치료와 산소 공급, 인공호흡기 사용 등의 처치로 사망 위험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임상시험에서 안정성이 검증되고,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인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대한예방한의학회는 코로나19 관리에 대한 한의사 투입을 촉구했다.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의사들이 감염관리에 투입될 자격이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예방한의학회는 한의협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의 폭발적 유행이라는 유래 없는 재난적 상황을 맞아 온 국민이 건강과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특히, 전국 확진자의 90%가 발생한 대구와 경북지역에서는 의료인력, 병상 등 의료자원 부족으로 감염 관리에 큰 어려움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각지의 의료인들에게 도움을 호소해 한의사 99명도 자원했다”며 “그러나 대구, 경북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자원한 의료인들 중 유독 한의사가 불분명한 이유로 투입되지 못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의사도 감염관리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해당 법률 제11조에서 한의사는 감염병 환자를 진단한 경우 신고의무가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15조에서는 인체검체 채취 및 시험을 할 수 있는 역학조사반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한예방한의학회는 “한의과대학과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예방의학과 공중보건학과목을 통해 감염병의 역학과 관리에 대해 교육받고 이를 국가시험을 통해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도 “한의사를 감염관리에 투입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비합리적이고 위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협은 “일본의 한방관련 의사단체인 동양의학회조차 코로나19환자에게 한방 치료에 대한 어떤 진료지침도 제안하지 않고 있다”며 한의사는 의료 행위가 아닌 비의료 자원 봉사에 동참해야 한다며 강경하게 코로나19에 대한 한의사 의료 행위 투입에 반대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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