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에 9cm 물혹…그대로 두어도 될까?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대 남자분이 검진 때 시행한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9 cm 정도 되는 큰 물혹이 하나 발견되었다고 병원에 오셨다. 물혹과 관련된 특별한 증상은 없었고 초음파 사진을 보니 물혹의 벽은 매끈하였고 내부에도 찌꺼기가 없이 깨끗하였다. 안에 중격이나 석회화 등도 없었다. 큰 물혹은 그대로 두어도 되는가?

환자 분이 가지고 있는 물혹은 낭종 안에 물이 차있는 ‘단순 신낭종’이다. 낭종성 신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젊었을 때는 없다가 나이가 들면서 생긴다. 일반인에서 50세 정도가 되면 반 이상에서 단순 낭종이 발견된다. 대개 아무런 증상이 없이 지내다가 건강검진을 할 때 복부초음파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는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만 지켜보면서 그대로 두어도 별 문제가 없다. 오늘의 환자 분은 증상은 없지만 물혹의 크기가 거의 원래 콩팥만 하다. 그대로 두어도 될까?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단순 낭종의 경우 낭종의 크기에 따른 치료의 기준은 없다. 단 낭종의 크기가 커서 다른 장기를 압박하여 증상을 일으키고, 위치가 신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낭종에 합병증이 발생된 경우에는 수술적 제거를 고려할 수 있다. 즉 낭종 내 출혈이 발생된 경우, 낭종에 염증이 있는 경우, 낭종이 파열된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낭종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악성종양이 의심되는 낭종이다. 낭종의 악성도는 초음파나 CT 검사에서 ‘보스니악 분류법’에 따라 판정한다. 즉 낭종벽의 상태와 낭종 내 내용물의 성상에 따라 단순 신낭종과 복합성 신낭종, 그리고 낭종성 신장암으로 구분한다. 단순 신낭종은 낭종 벽이 매끈하고 얇으며 낭종 내부에 내부 음영이 없이 완전히 검게 보인다. 반면 낭종벽이 두껍거나 불규칙하며 낭종 안에 두껍거나 불규칙한 중격이 보이고 독립적인 고음영 병변이 발견되면 낭종성 신장암으로 분류한다. 이때 암일 확률은 거의 100%이다. 암의 가능성이 일부 존재하는 복합성 신낭종은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며 암의 가능성이 높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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